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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20. 2023

마스크와 개기월식에 대한, 달(月) 생각

詩?

지구별이 달라졌나

사람들이 조신해진 건지 모르겠어


벌써 2년이 넘었지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백화점과 상점에서 

산에서도 얼굴을 가리더니

마스크라는 걸 쓰는데

하얀 거, 까만 거, 무지개 색

가끔은 찢어진(?) 마스크

새로운 패션인가     


그런데 

사람이란 것(?)들이 옷이란 걸 입고

모자 쓰고 신발 신더니 

이제 얼굴 가리는 거는 무얼 감추려 드는 겨?

아니면 지들 죄가 부끄러운 걸 아는 겨?

이걸 원죄(原罪)라고 한다든가?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는 생물종이 되면서(인류세라 한다던가)

6번째 생물 대멸종이 멀지 않았다는데     


이제 조심하는 겨?

회개하라! 반성하라! 

주말마다 여기저기서 으샤 으샤 하던데

이제서야 느끼는 겨?


그런데 그런 모임이 아니라고?         


어제는 지구가 달(月)을 먹는다는 날(월식 月蝕 月食 moon eclipse)*

조금씩 먹어 들어오면 蝕(좀 먹을 식), 완전히 먹으면 食(먹을 식)이고

어제는 개기월식이라며 완전히 먹히는 날이었지 

사실 반사광이 붉게 남아 외려 무서워 보였을걸     


내가 천왕성을 먹었다고? 

아니지 내가 천왕성 보이는 걸 가로막은 거지     


바윗덩어리인 날보고 늘 어쩌구저쩌구 하니 

여기서 달(月) 해먹기 힘들다**

그리고 마스크 쓴 거 보기 싫으니 빨랑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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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2020년 10월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2년 11월 8일에는 개기월식과 천왕성이 없어지는(달에 가려져서) 현상이 있는데, 200년 후에 다시 볼 수 있다.     


** 달은 1년에 2센티미터씩 지구에서 멀어진다.     


*** 2022년 11월 9일 써둔 글을 조금 고쳤다. 오늘(2023년 3월 20일)부터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착용이 권고로 바뀐다는데, 벌써 2년5개월이 지났다!!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매일경제신문,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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