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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Apr 04. 2023

정치 실종과 남남갈등

평소에 정치에 별 관심이 없지만, 신문을 펴면 정치기사가 먼저 눈에 띈다. 그 다음에는 현재 대한검국(?)의 누구는 검사 기수가 어떻고 저떻고 라는 기사가 있다.


북한은 1948년 이후 김씨 공산왕조(王朝)가 지배하고 있는데, 남한은 선거를 할 때마다 대통령, 아니 선거 왕(王)이 바뀐다. 같은 정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마찬가지다. 후임자가 전임자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는 5류 공화국에 산다고 주장한다. 시민(국민)은 1류, 기업은 2류, 공무원은 3류, 정치는 4류인데 실제 정치를 한다는 정당인(정치꾼)들은 대개 5류다. 이 5는 오(誤) 또는 오(汚)로 바꿀 수 있다. 잘못되었거나 오염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치를 잘 모르는 나는 정치판이 보수와 진보, 우익과 좌익 또는 국토를 동서로 나누어 영남당과 호남당으로 갈려 있다지만, 그들 사이에 이념이나 정강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 정치판을 보다가, 이북의 김정은이 보면 남쪽이 서로 갈라져 늘 싸우니까 참 다루기 편하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이른바 자기들끼리 갈등, 아니 서로를 주적으로 하는 남남(南南)갈등, 동서전쟁이 늘 남북관계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5년 주기로 대통령이 바뀌는데, 여기에는 확실한 패턴이 있다. 임기 5년 중 한 2년까지는 서슬 푸르게 무언가 하는 듯 싶어도 임기가 반쯤 넘어가며 슬그머니 힘이 빠지면서 이곳저곳에서 부정부패 사건과 통치권 누수 현상이 난다.     


그리고 나서 퇴임한 전직 대통령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개 국립호텔(감옥)에 가거나, 심지어 자살하거나 망명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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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통일 사례     


내가 아는 한, 1990년 독일이 통일된 것은 서독 정치권에서는 동독 문제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독일은 역사적으로 볼 때 여러 지방이 나누어져 있어 1871년 비스마르크에 의해 통일이 되기까지 통일에 대한 의지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71년부터 1945년까지 통일되었다가 2차대전 패전 후 처음에 4개, 다음에는 2개로 국토가 갈라졌다.(미국·영국·프랑스 지배 지역이 서독이 되었다)     


서독과 동독은 전쟁을 하지도 않았고, 분단 시기에도 서로 왕래를 했으니까 우리와는 사정이 다른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만큼 그들은 통일에 대한 의욕이나 요성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남쪽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북쪽을 핑계대며 여러 가지로 정책을 바꾸고 있고, 북쪽은 남쪽의 정권 교체과 남남갈등을 부추겨 손쉽게 정권유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체제 유지에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북 관계에 있어서는 여야가 합심협력해서 5년 임기의 정부가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는 정책을 채택해야 통일의 기초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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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 동양평화론           


3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순국 113년 주기에 안 의사가 옥중에서 쓰던 『동양평화론』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몇 구절을 소개한다.     


전쟁도 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다. 단 하나, 마음을 고쳐먹어야 한다. ---일본·한국·청은 형제 국가이므로 서로 지극히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23쪽)     


한중일 3국이 서로를 대등한 국가로 인정하고, 이웃 국가에 대한 침략과 영토 확장을 시도하지 않으며, 서로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공영을 위해 노력하자.(25쪽)     


진정한 평화는 공존에서 성립하는 것이다. 공존은 타자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타자를 인정하자는 것이 ‘만국공법’의 기본이념이다.---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프랑스의 슈망이 제안한 유럽 통합보다 40년이 앞선 주장이다.(30쪽)     


* 만국공법: 지금의 국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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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비추어보자     


안중근은 1909년 하얼빈에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였다. 그에 대해 일본인들이 암살자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안중근은 자신을 일본과 싸우는 한국군의 참모중장이라고 하였다. 즉 그는 군사 행위를 하였고, 전쟁포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때는 일본에 우리가 병탄되기 전이고, 조선(대한제국)이었기 때문이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기고, 고종이 강제로 퇴위하고 나서 대일항쟁기*가 시작되기 전에 발생한 일들이다.      


* 대일항쟁기: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의 권고에 따라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의 ‘일제강점기’를 ‘대일항쟁기’로 바꿔 쓴다.     


생각해 보자. 역사적으로 적어도 고려(918년~1392년)와 조선(1392년~1910년), 대일항쟁기(1910년~1945년)까지 하나로 살던 우리가 남에 의해 분단된 채 지나온 시간이 벌써 78년이 지나간다.     


통일을 향한 전제인 남남갈등, 동서전쟁을 해소할 방법은 서로 북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종전의 정책을 유지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평화통일은 곧바로 손짓할 것이 분명하다.     


     

(동아시아의 밤)


(동양평화론)


* 「매봉재산 30」은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지공선사(地空善士,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가끔은 指空禪師)가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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