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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Apr 26. 2023

한국은 홍익인간과 세계평화주의

먼저 WP 윤석열 인터뷰 관련 ‘H형에게 17’, ‘17-2’에 관한 글이다.      


내가 어제 오전 WP 윤석열 인터뷰 원문을 브런치스토리에 실었는데, WP 인터뷰를 한 기자가 “尹, 日 무릎 안돼” 녹취록을 공개하였다. 인터뷰에서 尹은 ‘저는’이라고 하였고, 기자는 이걸 영어 ‘I’라는 주어로 바꾸었다. 그런데 왜 논란이 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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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매봉재산 27’에서 우리나라 여권이 세계에서 잘 통용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질문이 있어 이것부터 설명하려고 한다.     


헨리여권지수     


헨리여권지수(Henley Passport Index)는 여권 소지자가 사전에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몇 나라인지 비교한 지수다(영국 글로벌 여행 정보 데이터베이스).


*193개 유엔회원국+대만 등 6개국 등 전 세계 199개 중      


2023년 2월에 발표된 자료는 한국인은 192개국에 비자 없이 갈 수 있어 세계여권 파워 2등이다. 1등은 싱가포르와 일본 193, 대한민국 192, 독일 191, 프랑스 188, 미국 187 등이다.

      

다른 나라에 비자(입국사증) 없이 바로 입국할 수 있는 게 바로 그 나라의 국제화 수준 아닌가. 만약 어떤 나라가 전쟁을 일으키거나 위험한 나라라면 그 나라 사람들은 사전 비자를 받지 않고는 입국하지 못한다.

(북한 40, 아프가니스탄 2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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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弘益人間)     


홍익인간이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를 개국한 단군 한아비의 개국정신이고, 우리 교육법에도 홍익인간이 명시되어 있다.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렇게 널리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게 홍익인간인데, 남을 해코지 하면 용서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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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과 세계평화주의     


우리 헌법에는 ‘세계평화주의’와 ‘침략적 전쟁 부인’이 명시되어 있다. 헌법 전문(前文)과 관련 조문을 여기에 옮긴다.     


대한민국헌법 [헌법 제10호, 1987. 10. 29., 전부개정]     


전문(前文)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제5조 ①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②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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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우리나라가 세계평화(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하지 않으며,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만 종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 헌법 제9조가 전수방위(專守防衛)라 하여 공격받았을 때만 방어할 수 있고, 이로서 원래 일본에는 군대가 없고 방위만 하는 자위대(自衛隊)가 있다.(실제로는  군대로 변했고, 헌법 개정과 방위비 증액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침략적 전쟁을 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인 헌법에 위반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의 분쟁에 개입할 수 없다.      


한편, 미국과 1953년에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자동개입’이 아니라 각자 헌법적 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으므로, 만약 미국이 침략적 전쟁을 하게 되면 우리는 미국을 도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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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방위조약 70년에 대하여     


지금 한미동맹 70년을 맞이하여 우리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진행 중이다. 이걸 틈타 미국 조야에서는 美中 간 헤게모니 다툼, 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한국을 동원하거나 쿼드(Quad)에 참여시키려 한다는 말이 돈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 우리는 단호히 거부(no) 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평화 유지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을 가지고 있고, 제3국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경우, 중립을 지키게 되어 있다고 설명해야 한다.     


특히 미국, 일본, 인도, 호주로 구성된 쿼드(Quad)는 우리와 인접한 국가이자 1위 교역국인 중국을 봉쇄하는 군사전략(containment policy)이므로 여기 가입하면 그렇지 않아도 요즘 상호불신이 더하는 중국과 완전히 적대국가로 바뀌게 된다.     


우리는 이럴 때 (no)라고 말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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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위의 국방력     


우리는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가진 나라다. 어떤 자료에는 최근에는 일본보다 우리가 국방비를 더 썼다고 한다. 그런데 매년 우리의 2~3% 수준의 경제력으로 핵무기를 가졌다고 으르는 북한이 겁나서 한미일 3국 군사협력 어쩌고 하는 게 웃기지 않나?     


그동안 지출한 국방비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아직도 한국전쟁이 난 1950년처럼 탱크 한 대도 없는 허잡한 군대인가?     


실제로는 내년 4월 10일 총선의 포퓰리즘 경쟁으로 대만처럼 과도기적 국방대비태세 보강마저도 하지 못하는 게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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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국·러시아(당시 소련) 등과의 수교 후 우리는 전 세계 모든 나라와 평화를 유지하는 확실한 전략을 취해 왔다.


흔히 말하는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모든 나라와 평화롭게 사는 전략, 즉 ‘전략적 확실성’을 취해 왔다. 미국·일본과는 예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북방정책으로 소련·중국 및 동유럽국가와 수교하고, 북한과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려 했다.     


이게 대한민국이 동아시아의 세력 균형자로서 세계평화 유지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역할을 하려 한 게 아닌가?      


1953년부터 70년간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미국이 우리 안보를 도와주고, 여러 분야 도움을 준 것은 확실하지만, 1990년대 우리의 북방정책은 미국의 권고와 양해 아래 중국, 소련, 동구권에 접근한 것이었다. 이때 우리가 미국이 알지 못하게 접근했나?     


그런데 현재 국제관계는 아직은 1등인 미국이 2등이면서 1등을 넘보는 중국의 중국몽(中國夢),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급속한 발전을 억제한다는 소위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을 하는데, 이웃나라이자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관련된 사안에 왜 우리가 독자적 판단을 할 수 없나?  30년의 북방정책이 잘못인가?    


이제 우리도 국익에 따라 사안에 따라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되자. 전 세계 국방력  6위인 나라로서 한국전쟁 때 미국에 부여한 전시작전통제권도 회수하고, 대외 분쟁에 불필요하게 개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이런 선언은 어떨까?

1. 우리는 모든 침략적 전쟁을 반대한다.

2. 한미일이 편 먹고, 북중러가 편 먹는 대립 정책에 반대한다.

3. 남북은 서로 전쟁을 하지 않으며, 핵무기를 폐기한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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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우리의 1위(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다?), 러시아는 10위 교역국(?)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북한도 헌법 상 우리 영토다)을 통하여 우리와 직접 육지로 연결된 나라다.     


지금같이 전 세계가 개방된 시기에 왜 우리가 적국을 만드나. 우리는 여권파워가 2위인 나라 아닌가? 아직도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으로 동족인 북을 적대시하는 것도 문제다.     


앞에 실은 동아시아의 밤 사진을 보라. 밤에 전기가 없어 불도 켜지도 못하는 나라가 어떻게 전쟁을 일으키나? 지난 정부까지 겉으로는 남북 평화를 논의한다면서, 비밀리에 핵무기를 만든 것이 큰 문제지만, 핵보유국이던 우크라이나가 핵 폐기 후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는데, 북한이 핵을 순순히 포기하겠는가?     


그러니 우리도 NPT에서 탈퇴하고 핵무기를 만들자고? 우리는 경제의 70%를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다. 핵무기를 만들면 일본은 어쩌나 그들도 만들 텐데? 무역은 어쩌고? 세계평화 대신 세계전쟁을 준비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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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에 대한 생각     


내가 보기로는 1972년 닉슨의 중국방문 이후 미국이 대만에 대해 취한 전략이 바로 ‘전략적 모호성’이다. 미국은 늘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고 하면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양안관계)에 개입하는데 이게 전략적 모호성 아닌가?     


미국은 현재 국력이 떨어지는 걸 돌파하려는 수단으로 중국과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물론 중국도 과거의 영광을 찾으려 하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


현재 미국의 정책에 관한 책이다. 과거의 영광을 유지하고 싶다는 이야기다(책 표지 사진 참조)     


『미국 외교의 대전략』 The Hell of Good Intentions

『신화의 종말』 The End of the Myth     


대만은 대륙 중국과는 역사적으로 관련이 크지 않다. 1895년 청일전쟁에서 패전하자 청나라가 전쟁배상조로 일본에 떼준 땅이 대만이고(대만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식민지였다), 1949년 국민당 장개석 정권이 공산당에게 패전 후 대만으로 쫓겨 들어가면서 생긴 문제다. 현재 대만인의 90%가 대륙과의 통일에 반대한다고 한다.  우리는 그들의 문제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들 모두가, 그들도 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홍익인간과 세계평화주의다.   


지금처럼 미일에 치중된 ‘동방정책(east policy)과 反북방정책(anti north policy)’으로는 우리는 제대로의 역할을 잃게 되고, 우리가 사는 곳이 과거 청일전쟁(1894), 러일전쟁(1904), 한국전쟁(1950)처럼 전장(戰場, battlefield)이 되어 영원히 낙오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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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역사문제     


우리와 일본 간의 군사정보교환문제(GSOMIA)와 관련하여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라는 기밀정보공유체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영어를 쓰고 역사적으로 서로 긴밀한 나라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다. 우리도 여기 끼자고? 왜 끼나? 그들이 끼워줄까?       


한국어를 사용하는 지역에는 남한, 북한과 중국의 동북지역(간도 지역) 등이 있다. 왜 우리는 영어나 프랑스어사용지역의 프랑코포니(la Francophonie)처럼 서로 협력관계를 만들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우리가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 때문이 아닐까? (외려 서로 주적 운운하니 말이다)     


남북이 서로 주적(主敵)이라니? 이거야 말로 정치를 핑계 삼는 사람 몇몇이 문제 아닌가? 북한의 핵 공갈에 대해 우리도 과도기적으로 대만처럼 국방력을 보강하면서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여야지, 미국에 핵무기, 가상적국(假想敵國) 일본과 정보협력, 한미일과 북중미 편가르기 같은 이야기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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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비태세부터 강화해야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우리도 핵무기를 만들자고 한다. (여론조사를 하면 다수가 그리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나는 이것은 정말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핵을 만들려 하면 일본은 더 빨리 더 많이 만든다. 그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고, 핵무장할 좋은 기회가 왔다며 얼싸 좋아할 게 뻔하다. 그러면 우리는 중국 일본 북한 등 핵무기를 가진 나라들에 둘러싸여 살아야 한다. 북한도 현재는 국제 사회가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데, 공식 핵보유국가가 되고 만다.      


핵무기로 싸우자? 북한이 핵을 쏘면 미국이 보복하도록 문서화하자? 핵무기로 당하면 다 끝나는데 나중에 보복공격이 무슨 의미가 있나? 설사 문서로 만들어 두더라도 만일 미국 본토가 공격받을 수 있다면 과연 미국이 북한을 핵공격하겠나?     


이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

1. 지난 정부가 줄여 놓은 18개월 의무복무를 24개월로 늘리자.

2. 병사들 200만원 봉급인상 대신 최신 무기를 구입하자.

3. 대만처럼 민방위 대비태세를 갖추자.     


이 정부 들어 북한을 주적으로 선언하고, 작년 말에 서울 상공에 무인기가 돌아다니고, 북한이 심심하면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대는 시점에 그동안 우리는 무얼 했는가? 내년 4월 10일 총선 이전이 절호의 기회라고 북한 김정은이 노리는 게 보이지 않나?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       


국방 분야에 남녀가 구분되나? 전쟁이 나면 모두 위험하다. 현재 남성만으로는 군에 갈 인원이 부족하고, 이스라엘, 노르웨이에서는 여성도 군복무한다(북한은 남자 10년, 여자 7년 의무복무한다). 우리의 안보환경이 그들보다 나은가? 최근 NATO에 가입한 핀란드나 스웨덴보다 우리 안보환경이 나은가? 여성 군복무 문제도 진지하게 검토해 보자. 안보환경이 나아지면 백지화하면 된다.          


* 「매봉재산 30」은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지공선사(地空善士,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가끔은 指空禪師)가 쓰는 글입니다.          


(표지 앞면)          


(표지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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