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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y 02. 2023

집 나간 전시작전권(戰時作戰權)을 찾아서

정말 우연한 일이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1주일 동안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얻은 게 ‘기타 하나 종이 한 장’ 뿐인 이유를 내가 알게 된 것은.     


미국의 국방전략이 진보적 가치전략(Progressive Values Strategy)’이라는 걸 주워들은 게 올해 4월 17일에 발행된 『이미 시작된 전쟁』(이철, 페이지2북스) 통해서다.    

 

이 책 154~155쪽에서 몇 구절을 요약해서 옮긴다.     


‘힉스(Kathleen Hicks)의 ‘진보적 가치전략’은 중국과 러시아를 주적으로 상정하고 영향력 행사를 하고 동맹과 함께 대응한다.     


군사력은 동맹과 협력하며 미국은 일부 군사력을 제공하지만, 미국에 의존하는 동맹들이 충분한 군사력을 유지해서 미국의 부담을 줄인다.     


일본은 적극적인 무장을 추구하니 미국의 전략과 매우 일치하지만, 한국은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의 동맹이지만 자주국방을 통해 미국의 통제를 상당히 벗어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이 한국의 군사력을 통제하는 수단은 사실상 전시작전권인데, 미국으로서는 이 진보적 가치전략하에서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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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힉스(Kathleen Hicks)가 누구지? 미국의 싱크탱크 CSIS의 연구자이자, 전에 국방성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1970년생 국방정책 전략 전문가. 미국 역사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방부 차관이 되었다. (2021년 2월 9일 취임)     


그런데 미 국방장관은 오스틴(Lloyd Austin)인데, 1953년생이고 4성장군이자 미국중부사령관을 지냈고, 흑인으로는 처음 국방부 장관이 되었다.(2021년 1월 22일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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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戰作權) 미스터리     


전시작전통제권, 줄여서 전시작전권 또는 전작권(戰作權)이라고 한다. 전쟁이 나면 누가 전쟁을 지휘하는가라는 가장 기본적 이야기다. 이건 우선 대통령의 권한 문제다.     


헌법에서는 대통령에게 군사에 관한 여러 가지 권한을 주고 있다. 제66조와 제69조에 의거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 수호 책무가 있다. 한편 제74조에 의거 국군통수권자이기도 하다.       

제74조 ①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

②국군의 조직과 편성은 법률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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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북한도 우리 영토이다. 헌법에서 우리는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하도록 되어 있다. 이전 정부가 외국과 맺은 조약은 모두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과 이에 따른 조약은 모두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라는 것이다.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제5조 ①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②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     

제6조 ①헌법에 의하여 체결ㆍ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    


국군통수권자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국과 전쟁과 외교에 관련된 선언을 하면서 자기가 행사하는 국군통수권(전작권)을 그냥 지나쳤다?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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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의문,      


1. 1992년 중화민국(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면서 우리가 천명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것은 조약이나 국내법 위반 아닌가?     


2.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국전쟁(1950~1953년)에서 적국인 소련이었다. 이들이 갈라져 싸우는데 우리가 개입하는 게 타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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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이 지나도 그대로      


1950년 1월 미 국무장관 애치슨이 한국을 미국의 방어선 밖에 둔다는 ‘애치슨선언’을 하고, 그해 6월 25일 북한군의 기습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났다. 이때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이 유엔의 이름 아래 남한을, 중국(당시 중공)과 소련(지금의 러시아)은 북한을 편들어 국제 전쟁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소련의 안보리 거부권 행사로 유엔에 가입하지 못하다가 1991년이 되고 나서야 유엔에 가입했다     


이승만이 1950년 7월 14일 대전에서 맥아더를 만나 한국군 작전지휘권을 넘겼다. 6월 25일 전쟁 시작 후 사흘 만에 수도 서울을 내주었고, 이때 한국군은 탱크 한 대도 없는 비참한 시기였다. 그리고 지금은 2023년이다. 73년이 지났다.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이라면 무언가 획기적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여기에 당연히 수십 년 동안 논의되던 이야기가 있어야 되지 않나?     

그냥 전에 오가던 말들이다.     


1. 한국은 세계 6위의 국방력(10위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다. 앞으로 한국이 한반도 전쟁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로 하였다. 즉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 한국군(현역과 예비역)과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지휘하기로 한다.     


2. 한국에도 일본과 같이 핵물질 재처리 및 플루토늄 농축을 허용한다.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유사시 핵무기를 바로 만들 수 있는 준비를 갖춘, 근핵(近核) 보유국(near-nuclear country)이 되도록 한다.


3. 한국에도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이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허용한다.(원자력협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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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선언’에서 ‘전작권‘이 생각나서 내가 4월 27일 새벽 브런치스토리에 『워싱턴선언과 전시작전통제권』을 쓰고 나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아무도 글을 쓰지 않았다. 웬일인가? 내가 잘못되었나 의심스러워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다시 ‘워싱턴 선언’을 살펴보니까, 이것은 완전한 사기 문서, 까마귀 문서다.     


나는 이리 부르겠다. “ohsingtone declaration!”


이 선언(?)은 잘못될 오(誤), 까마귀 오(烏)로 시작된다.     


오(誤, 烏, 영어로는 그냥 oh) 싱(sing) 톤(tone)! 어떤가 내 작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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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선택 : 아시아의 빛나는 등불     


미국은 누구인가? 과거 70년의 동맹관계, 꽤 괜찮았고 근사한 친구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세계전략에서 한국을 등쳐 먹으려 들고 있다.       


북한은 누구인가. 왜 핵무기를 갖게 되었나? 그들은 적인가? 핵무기를 쓰는 순간 자기들도 죽는 걸 안다. 그들은 우리의 동족이다. 예전 정부들의 평화정책에는 문제가 많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핵무기를 쓰면 북한을 초토화하겠다는 ‘공포 전략 (horror strategy)’은 잘못되었다.       


우리가 미국과 일본을 믿을 수 있나? 미국과 일본은 1905년 태프트-가쓰라 밀약을 맺어 대한제국(조선)은 일본이, 필리핀은 미국이 먹기로 하였다.     


신(新) 환단고기를 쓰자. 다시 위대한 대륙과 해양의 나라가 되자. 인도의 타고르는 한국(조선)은 ‘아시아의 빛나는 등불’이라고 하였다.      


그러기 위해 북한을 타이르자.     

“핵무기 버리자. 그렇지 않으면 우리 민족이 모두 지구에서 멸종된다”.

“같이 잘 살자, 우리가 적극 도우마”.

“통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너희가 동의하지 않으면”     


북한이 핵을 버릴 때까지 대만처럼 (과도기적으로) 이렇게 하자.

1. 현역 병사 복무기간을 18개월에서 24개월로 늘린다.

2. 병사에게 200만원 봉급 인상 재원을 최신무기 구입에 쓴다.

3. 전국적으로 민방위 훈련을 실시한다.

4. 예비군 훈련을 실질적으로 강화한다.

5. 여성에게도 국방의무를 부여하는 방안 논의를 시작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18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의 1인당 GDP가 대한민국을 앞섰다고 한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금 어디로 가나 이 나라는?     


핵무기를 뺀 재래식 군사력은 우리가 북한을 압도한다. 대한민국의 2~3%의 경제력을 가진 북한이 그리 무서워서 미국·일본과 힘을 합하고, 수천 년 역사를 공유한 같은 민족이 사는 곳을 초토화하도록 두는 선언을 하는 게 정상적 사고인가?      


미국이 중국·러시아와 헤게모니 다툼을 하는데, 한미일과 북중러 편먹기를 하고, 우리가 미국과 일본의 선봉이 되어 자유, 인권 및 민주주의의 가치전략을 지키자고?     


이게 바로 앞서 미국의 국방전략가이자 국방차관 캐서린 힉스의 ‘진보적 가치 전략(Progressive Values Strategy)’에 놀아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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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보고서다. 요즘 유행대로 꼬부랑글씨 원문을 그대로 옮긴다.

https://www.csis.org/analysis/getting-less-progressive-values-strategy     


Getting to Less? The Progressive Values Strategy


Brief by Seamus P. Daniels , Rhys McCormick , Lindsey R. Sheppard , Kathleen H. Hicks , and Joseph Federici     


Published January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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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Briefs     


THE ISSUE     


This is the third CSIS Brief in a series called Getting to Less, which explores different philosophies and motivations that could lead to a decreased emphasis on U.S. defense ends, ways, or means. In this brief, the authors explore a defense approach they have labeled the Progressive Values Strategy.     


The strategy is grounded in a view that the military instrument is not well suited to meeting many of the security challenges facing the United States.      


Rather than seek military primacy, which only diverts resources and attention from more constructive statecraft solutions, the United States should strive for a level of military sufficiency that deters adventurism by others—as well as itself. The authors explore likely changes that such a strategy might entail.      


The brief concludes by exploring the risks and opportunities associated with the Progressive Values Strategy.     


INTRODUCTION     


“Even in a progressive government disinclined to call on the Pentagon to solve problems, the U.S. military will need to be capable of projecting power into key regions, making credible threats, and achieving political objectives with force and minimal casualties if called on to do so. But a force structure sufficient to meet these purposes might be achieved without the endlessly increasing requirements of military superiority.”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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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전쟁을 하더라도      


전쟁을 하려면 누군가 전쟁을 지휘해야 한다. 현재 28,500명 미만에 불과한 주한미군사령관이 데프콘3 상태가 되면 50만 한국군(수백만 예비군)을 지휘하는 73년 된 종이쪽지부터 버려야 되지 않나?     


『이미 시작된 전쟁』의 마지막 부분이다. 두 단락을 옮긴다(338~339쪽에서)     


‘전쟁을 하든 평화 협상을 하든 전제는 한국이 자주권을 가지고 독자적 전략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상징적이면서 실제적 사항은 주한미군의 전시작전권이다. 한국이 무슨 선택을 하든 이 전시작전권을 되찾아와야 한다. 이것을 되찾지 못하면 평화든 전쟁이든 한국의 손으로 결정할 수 없다. 전시작전권이 없으면 남들의 손에 의해 싸우고 남들을 위해 희생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전시작전권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때는 한미 간의 협약을 파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평화는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 도덕과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 방법 외에는 없다. 우리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우리의 손에 무기를 잡고 우리가 직접 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시작전권은 필히 우리의 손에 되찾아와야 한다. 미국을 배척하자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살려면 전시작전권이 우리 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전쟁을 해야 역설적이지만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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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논리에 동의한다. 1950년 전쟁 중에 이승만이 맥아더에게 써준 종이 쪼가리부터 폐기해야 한다. 이게 자주국방이고, 주권국가의 초석이다.     


보지 않아도 뻔하다. 자기들 인명을 최대한 아끼려는 미군이 자기들이 지휘하는 한국군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리고 수백만 예비군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자기들 대신 우리를 앞장 세우지 않겠는가? (나도 예비역 장교다)    

  

* 「매봉재산 30」은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지공선사(地空善士,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가끔은 指空禪師)가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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