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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n 03. 2023

그 나라 이야기 3

새벽에 사이렌이 울려도

그 나라에 오랜만에 사이렌이 울렸다.     


5월 31일 (엊그제) 새벽에 글을 쓰다가 사이렌을 들었다. 이 소리가 뭐더라 하다가, 바로 북한과 관련된 것인 걸 직감하고 그냥 글을 썼다.     


내 집이 12층인데,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면 안될 거고, 1층까지 내려 가더라도 어디로 가야하나 달리 생각해 둔 게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실제 상황이라면 ‘모든 것 끝난 뒤’인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 있으니, 사이렌이 다시 울리고, 오보라고 하더라.      


알베르 까뮈 『이방인』의 마지막 부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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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그때 한밤의 끝에서 사이렌이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에게는 영원히 관계없는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는 것이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나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 모든 것이 이룩되고, 내가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구경꾼들이 증오의 함성을 지르며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기요틴에 목이 잘려 죽게 되는 뫼르소가 바로 나 같은 처지의 그 나라 사람들 아닌가?       


요즘 강력한 여성들이 등장하는 넷플릭스의 사이렌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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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 불의 섬     


공교롭게 얼마전부터 넷플릭스에 『사이렌: 불의 섬』이 방영되고 있다.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     


우리는 여성이 강하다. 나는 아마조네스 근성을 가진 강한 여성들을 찬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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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말해야 한다     


그 나라에서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도 왕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건 심하다. 그가 5년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북을 선제타격, 선제공격한다고 말했고, 북은 작년부터 수십 차례 미사일을 쏘아 왔다.     


그런데 옆나라 일본보다 9분인가 11분인가 늦게 경보가 발령되었다는데, 이리 늦으면 그 나라 사람들은 벌써 다 죽어버렸다.     


선제로 공격한다더니, ‘왜? 어디로 대피’라는 경보 문안조차 준비되지 않았는데 그런 이가 왕? 그가 국군통수권자라고?      


나중에 열린 국가안보회의(NSC)에는 왜 참석하지 않았나? 자초지종을 불쌍한 사람들, 궁민(窮民)들에게 밝혀야 한다.     


왕이 그리 행동하는 나라가 있나?     


* 『그 나라 이야기』 는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나이에도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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