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수 Jun 06. 2022

백두대간 고루포기산, 연리지 나무와 평창에 대한 생각

우리 산에는 고운 이름이 정말 많다. 대관령에서 올라가는 고루포기산(1238미터)을 보자. 근처에는 닭목재라는 지명도 있다. 모두 순수한 우리말이 분명하다. 고루포기라니 무언가 포근한 무언가가 느껴지고, 닭목재에서는 닭의 모가지 같은 지형이 나오겠구나 생각나지 않는지. (고로쇠나무가 많아서 고루포기라 부른다는데 두 단어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걸 말하려 한다. 일제가 1910년 한일합방 후 첫 번째 한 일이 땅이름바꾸기였다. 그때 전국의 약 3만 6천 개 땅이름을 멋대로 바꾸어 놓았다.     


땅이름에는 그곳에 딸린 역사가 있다. 그들이 지명을 바꾼 것은 조선을 영원히 지배하려면 역사를 없애야 하는데, 지명 바꾸고 한 세대(대개 30년)만 지나면 모두 과거를 잊기 때문이다. 일제가 이른바 창지개명(創地改名)을 해 놓았는데, 역대 대한민국 정부는 이걸 모르는지, 아직도 제대로 고치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도로명 우편번호 쓰기는 그리 열심히 하더니 이건 왜 하지 않는지 그 연유를 모르겠다.      

   

다른 글에서도 썼지만 <역사 바로 세우기>는 '우리 마을과 고장',  '우리 산내들' 이름 되찾기부터 해야 한다. 이미 옛 기록과 기억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매우 시급한 일이 되어 있다.


그런데 딴 곳에도 연리지 나무는 많이 있는데, 고루포기산의 연리지 나무는 좀 안쓰러웠다. 연리지라기 보다도 좀 그렇던데 이런 건 좀 모른 척해주면 어땠을까 싶었다.        

-------------------------          


연리지     


하나를 꿈꾸며

서로 엮었구나     


물과 공기와 해와 별과 우리는 하나

우리들 모두 모여 하나가 되었다

     

고루포기산 백두대간에서

남사스러운 자태로 꼬여 있는 우리는

이지동체

이근일체     


이렇게 살다 살다

끝날 때면

뭉치 검은흙 되었으면

불타는 화목(火木)으로 한  들어갔으면 


지극 정성으로

산신령 점지받아 하나 된

우리는 연리지(連理枝)

-----------------------------     


한자를 보면 연리지(連理枝)라는 글자에 어떤 정신적 요소가 있어 보인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합하는 게 아니라 이(理)가 있어서다. 순수한 우리말로「줄기(뿌리) 이은(붙은) 나무」라 부르면 어떨까?       


연리지와 비슷하게 물고기에 관련된 말에는 비목어가 있다. 비목어(目魚)는 두 눈이 한쪽에 모여 있어 혼자서는 한쪽만 보이기에 두 마리가 붙어 다닌다는 넙치, 도다리 같은 물고기를 말한다. 어디서 보았는데 이 물고기들도 새끼 때는 눈이 양쪽에 나누어져 있다가, 자라면서 눈이 점점 한쪽으로 모인다고 한다. 자연의 신비! 모를 일이다. 


내 노트에는 이 글 옆에 「평창」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평창 동계올림픽(2018.2.9.~25.) 

직전 늦가을에 대관령에 갔을 때 쓴 .     


평창과 고루포기, 연리지에 무언가 의미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평창의 평화가 고루 퍼져 통일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


평창     


ㅍㅊ

ㅍㅎ

ㄷㅎㅁㄱ     

평창아

평화로 꽃 피워라

너는 원래 넓고 무던한 들판

너의 올림픽을 통일의 모멘텀으로

태극춤 춤추는 화랑과 원화의 기상

호랑의 기개 보여다오

평양이다

서울이다 말고

평창(平昌) 그 자체로

세계인에게

한민족 하나

자랑해보자

평창이여     

매거진의 이전글 푸른 하늘을 쳐다보았다, 해병대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