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서 평화? 아니면 전쟁? (3편)
하나의 중국, 두 개의 한국 원칙
7월 27일로 ‘한국전쟁’이 싸움을 멈춘 뒤, 즉 정전(停戰)된 지 70주년이다. 나는 정말 막막한 심정에서 이 글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감이 잡힌다. 3편이다.
한국전쟁 관련 자료에서 느낀 이상한 현상이다. 내가 둔감해서인지 최근 들어서야 이걸 알아차렸다. 미국의 대만과 한반도에 대한 시각이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만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북한에는 <두 개의 한국 원칙>을 적용한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와 미국의 시각이 다른 근본적 차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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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원칙
미국은 대만문제(양안관계)에 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한다고 말한다. 즉 대륙(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중화민국)이 하나라고 인정한다. 그러면서 무력에 의한 통합은 반대하고, 유사시에는 개입한다는 이중성을 보인다.
관련 통계(대만/중국)에서 대만(섬)은 중국(대륙)에 비해 인구는 1.67%, GDP는 4.36%에 불과하다. 둘 사이가 너무 차이가 나니까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지 못하나?
내가 보기로는 대륙과 대만의 역사적 관련성은 그리 크지 않다. 예전 청(淸)나라는 청일전쟁 패배 후 대만을 일본에 배상금 조로 넘기기까지 하였다(이로서 대만은 1895~1945년 일본의 식민지였다).
* 중국과 대만의 인구와 GDP
중국 : 인구 14억 2567만명 (2023)
GDP 17조 7340억 달러 (2021)
대만 : 인구 2392만명 (2023)
GDP 7749억 달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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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한국 원칙
미국은 한국과 북한 사이의 남북문제에 무관심하고, 〈두 개의 한국원칙(?)〉을 주장하는 듯하다. 그들은 남북이 현재처럼 분단되어 있기를 원하지 남북통일을 돕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1990년 동서독 통일과정을 보면 미국이 먼저 2+4회담(동서독, 미러영불)을 주선하고, 독일통일에 적극 나섰다.
미국은 한국과 북한을 별개의 실체로 보는 게 분명하다. 그들은 북한(North Korea)에 대해 대개 북한보다 공식 명칭인 조선인민공화국(DPRK)라고 호칭한다. 2018년 트럼프는 김정은과 회담 과정에서 한국을 제외하려고 애쓰기까지 했다.
관련 통계(북한/남한)를 보자. 북한은 인구는 남한의 50.74%인데 비하여, GDP는 1.74%에 불과하다. 국토 면적은 북한이 남한보다 약간 크다. 그래서 미국이 북한을 대우하나? GDP 차이로는 대만은 중국의 4.36% 지만 북한은 남한의 1.74%밖에 되지 않는데---
* 한국과 북한의 인구와 GDP
한국 : 인구 5155만명(2023)
GDP 18102억 달러(2021)
북한 : 인구 2616만명(2023)
GDP 316억 달러(2021, 한국은행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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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엔군은 전쟁을 막지만 통일도 방해한다
여기에는 근본 문제가 있다. 리지웨이는 남북은 이미(1945년부터) 분단되어 있었고, 미국과 유엔군의 역할은 분단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쓴다. 이제 보니 그동안 남북분단이 고착된 원인이 바로 이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그의 책을 살펴본다.
『리지웨이의 한국전쟁, THE KOREAN WAR』
한국전쟁 중 리지웨이는 워커 다음의 8군 사령관이다가, 맥아더에 이어 유엔군 사령관이 되었다. 맥아더와 리지웨이는 중국군(당시 중공군)에 대한 대응과 원폭 사용문제에서 입장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전면전과 제한전 문제다.
맥아더는 중국(중공)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원폭도 사용하자고 하다가(전면전), 트루만에 의해 해임되었다. 맥아더는 전면전을, 트루만은 제한전을 주장한 것이다.
통일과 북진을 주장하던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협상 참여를 거부했고(미국은 그를 실각시키려 했다. 1953년 5월 Ever-ready 작전, 218쪽), 결국 미국과 유엔군은 한국군은 빼놓고, 북한군·중국군(중공군)과 종전(終戰)에 합의하였다. 그리고 지금 70년이 지나간다.
리지웨이는 1장 〈조용한 아침의 나라: 폭풍전야〉에 한국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써 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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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조용한 아침의 나라: 폭풍전야〉
한반도는 북쪽에서부터 동해안까지 뻗어나온 태백산맥에 의해 둘로 나뉘어 있다. 팔과 다리가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것처럼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지만 지정학적·전략적·경제적·민족적 측면에서 단일 독립체다.
한반도가 38선을 중심으로 분단된 것은 거의 우연에 가까웠다, 38선은 단순히 군사적 편의 때문에 그어졌고,---
38선 북쪽에 사는 사람들은 남쪽 사람들과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며,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의복을 입으며 같은 관습을 가지고 있고 같은 민족적 자부심을 품고 있다.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과 착취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주민들의 마음속에 항상 하나의 독립국가로 자리 잡아왔다. (23~24쪽)
험한 지형과는 달리,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유순하고, 우호적이며, 친절하고, 훈련을 제대로 받으면 훌륭한 군인이 될 잠재력이 있으며, 검소한 농부인 동시에 한 세기가 넘도록 일본 경찰의 잔학성을 여전히 기억하고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있는 맹렬한 애국자들이다.(26쪽)
미국의 한반도 불개입정책은 1905년에 체결된 가쓰라-테프트 밀약(Katsura-Taft Agreement)에 의해 공식화되었다. 미국은 일본이 조선을 보호국으로 삼는 것에 동의하는 대신, 최근 미국이 극동에서 획득한 필리핀에 대해 일본이 어떤 적대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30쪽)
일본이 항복한 후 미국은 자신들의 기대와 다르게 한반도의 남쪽을 떠맡게 되었다. 당시 미국인들은 사전 숙고도, 구체적인 계획도, 결과에 대한 계산도 없이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지도 않는 신탁통치 이행 의무를 지키기 위해 남한에 왔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남한에 오자마자 큰 실수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한국인들의 신뢰와 협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한국인들이 경멸했던 친일파 관료들을 정부 요직에 그대로 임명한 것이었다.(32쪽)
(한국전쟁 발발 원인에 대해) 딘 애치슨 장관이 미국의 극동방위선에서 한반도를 제외하여 “불개입” 원칙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한국전쟁의 원인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단순화의 오류다. 애치슨 국무장관은 이미 미국이 채택하고 있던 정책을 그저 언급한 것뿐이었다.
한반도는 언제나 미국의 방위선 밖에 있었고 미국은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에 관련하여 수차례나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국군은 무기도 충분하지 않았고 훈련된 간부도 부족했다. 이것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 아무런 전략적 중요성도 부여하지 않았고 잘못된 시기와 잘못된 지역에서 전쟁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는데 주로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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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맥아더와 트루먼
제6장은 〈트루먼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 맥아더 장군 해임의 원인과 결과, 중공군의 후퇴〉이다. 여기에 한국전쟁에서 미국과 유엔군의 역할이 기술되어 있었다.
유엔은 단 한 번도 한반도의 무력통일을 약속한 적이 없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후 처음으로 한반도에 낙관주의 분위기가 퍼지게 되자 비로소 모든 적대세력을 파괴하려는 생각으로 38선 이북으로 작전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중공군이 전쟁에 개입한 후 유엔군사령부가 압록강으로의 북진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적이 없었다.
8군이 북으로 반격을 개시했을 때 우리는 “침략을 물리치고 이 지역의 국제 평화를 회복하는” 임무를 완수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이전 상태로의 회귀와 불가피한 교착상태를 의미했다. (218쪽)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나는 미국 대통령과 합참이 하달한 명확한 정책들을 항상 상기하려고 노력했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한반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대행위가 세계대전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226쪽)
우리는 인천상륙작전 이후의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 한국에서의 우리의 목표는 침략을 격퇴하고, 침략자들을 추방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회복하고,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초기의 목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324쪽)
제한전은 단순히 대규모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은 소규모전쟁을 뜻하는 개념이 아니다. 제한전이란 국가이익과 현재 군사적 능력을 고려하여 목표를 분명하게 제한하는 전쟁이다. “승리”를 넘어서는 지리적·정치적·군사적 목표가 분명하게 기술되지 않은 끝이 없는 전쟁은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무한히 확대될 수 있으며, 한 번의 성공은 그것을 보장하기 위해 계속해서 또 다른 성공을 요구한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전면전의 최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것은 승리를 알릴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한 채 우리의 문명이 수천 년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332~3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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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미국과 유엔을 지워야 한다
미국이 원하지 않으면 우리는 전쟁을 끝낼 수도 없고 분단체제도 극복하지 못한다. 미국은 지난 70년간 우리의 안보와 경제발전을 도와주었지만, 종전이나 통일을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였다.
지난 연말, 2022년 12월 26일이다. 북한 무인기 5대가 서울상공을 휘젓는데 우리는 격추하지 못했고, 우리도 무인기를 북한에 보냈다. 이때 유엔군사령부는 북한뿐 아니라 남한의 정전협정 위반문제도 따졌다.
이렇게 미국과 유엔군은 한반도를 현재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미국과 유엔군의 존재가 남북 사이 전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그들이 있는 한 남북통일도 불가능하다.
남북한은 1991년 9월 18일 유엔에 동시 가입하였다. 1950년에 만들어진 유엔군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무언가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나중으로 이 부분을 넘긴다)
미국이 보기에 세계 군사력 6위, 경제력 10위라는 대한민국은 참 희한한 나라다.
(1) 아시아 대륙에서 유일하게 주둔지와 시설을 만들어주고 주둔비용도 분담한다.
(2) 비싼 무기도 잘 사고, 자기네 땅에서 실전연습도 함께 한다.
(3)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7월 14일에 맡긴 자기네 군대(한국군 50만명)의 전시작전권(OPCON)도 찾아가지 않는다.
(4) ‘핵주권을 포기’하고, ‘헌법 상 자기네 영토(한반도)라는 북쪽이 핵무기로 공격하면 미국 핵무기로 그곳을 초토화시켜 달라’고 한다.(4월 26일 ‘워싱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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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워싱턴 선언‘은 박정희 정부 이래 모든 대통령의 ‘자주국방’이 ‘타주국방’으로 바뀌면서, 대한민국이 주권국가임을 포기한 것이다.
남북의 분단상태를 극복(종전선언, 평화협정, 통일)하려면 먼저 ‘자주국방태세를 완비’하고, 여기에서 미군과 유엔군의 존재를 지워야 한다. ‘워싱턴 선언’은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
(4편 계속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