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새만금 잼버리, 뜨겁고 화끈하게 제법 적응해 가는데
태풍 카눈(Khanun)이 닥친다고---
이번 야영지, 말도 많고 탈도 많더니, 갑자기 떠나라니
이렇게 예고도 없이 바꾸나
태풍이 이맘쯤에 이곳에 자주 나타난다던데
미리 예고되어 있어야지
이런 건 플랜 B가 아니잖아
지치고 힘들어서 이제 태풍을 기다린다
설렁대는 바람과 하늘 떠가는 구름 바뀌는 모양 보며
태풍 카눈(Khanun)을 기다린다
곧
논과 밭, 나무와 숲, 타워와 빌딩, 건설현장, 언덕을
그리고 잼버리 야영장에 몰아칠 태풍을
덥고 더러운 세상을 폭포물로 씻어줄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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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파트 낡은 창문틀이 이번에도 무사할까
젖은 신문지라도 붙일까, 테이프로 틈새를 막을까
에엣다 모르겠다
가버린 시간, 희미한 대화, 흘러간 추억---
무서워하는 어린 강아지를 안아주던 시간
무너진 제방, 벼 쓰러진 논, 부서진 집, 물에 떠가는 자동차
학교 강당에 모인 사람들, 떠내려가는 초가지붕에 열린 박
헤엄 잘 치는 돼지가 꽥꽥하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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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3천 명 잼버러가 산과 들이 아니라
간척지에서 생존훈련, 극기훈련 하다가
태풍 카눈(Khanun) 오니 야영장 모두 떠나라!
잠은 여기저기서, 각자 관광하고 구경하고 놀다가
서울 상암경기장 와서 K팝 공연이나 보고 가거라!
* 그 나라 말이란다, 각자도생(各自圖生)!
이상한 곳 코리아에는 태풍 이름에도 K가 있었다
(사진) 오키나와 강타한 태풍 '카눈'에 쓰러진 나무
(나하[일본] AFP=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일본 오키나와를 강타한 가운데 지난 2일 나하에서 강풍에 뿌리 뽑힌 나무가 쓰러져 있다.
2023.08.08 danh20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