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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Oct 18. 2023

책 이야기『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동아시아 냉전과 식민지, 전쟁범죄의 청산

내가 어제 모임에서 소개한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란 책에 대한 글이다. 책의 부제는 「동아시아 냉전과 식민지·전쟁범죄의 청산」이다. 여러 나라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집인데, 이 책을 읽다가 나는 여러번 전율을 느꼈다.      


먼저 10월 10일자 『휴전에서 평화? 아니면 전쟁?』 11편 「자주국방과 핵무장으로 평화를 가져오자」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일부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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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체제〉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2차 대전의 패전국 일본이 미국 등 48개국 사이에 맺은 평화(강화)조약인데, 여기에 소련, 중국, 한국, 북한등이 빠져 있다. 그런데 우리는그 체제와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 1965한일국교 정상화가바로 이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부산물이라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회의는 원래 일본의 식민지 침략범죄 및 아시아·태평양 전쟁범죄를 징치하기 위한 것이었다가, 중국의 공산화(1949년) 및 한국전쟁 발발(1950년)로 미국의 냉전전략의 일환으로 변질되고, 일본을 동아시아 반공전선의 지역 중심으로 바꾸었다. 이것을 이른바 ‘역코스(reverse course)’라 부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평화)조약은 1차 대전 후 패전국 독일에 대해 엄중한 처분을 했던 〈베르사유 조약〉과 달리 일본에 극히 관대한 처분을 했고, 일본은 한국전쟁 특수 등으로 살아나더니, 전쟁책임과 식민지 불법지배를 감추고 부인하면서, 오히려 도쿄 공습이나 히로시마 원폭 피해 등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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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본 중요한 이야기다. 국제연맹과 유엔의 1963년 결의로 세계 조약 중에서 무효로 선언된 조약이 3개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1905년 ‘을사늑약’이다.     


1. 1773년 러시아 군인들이 폴란드 분할을 위해 의회를 포위하고 강요한 조약     

2. 1905년 일본의 전권대신이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 황제와 대신들을 위협하여 승인을 받은 조약     

3. 1915년 미국이 아이티 의회를 점령한 가운데 미국정부가 승인을 받으려 한 조약

(267쪽, 「한국병합 무효화 운동과 구미의 언론과 학계-이태진」(224~273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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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츠카 에츠로(일본 류코쿠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썼다.     


`유엔 총회에 제출된 ILC의 1963년 보고서는 기밀문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영어로 작성된 그 문서를 일본의 언론이나 일반대중은 모르고 있었다. 1910년의 ‘일·한 합방조약’은 1905년의 ‘일·한 보호조약’을 토대로 해서 체결됐다. 만일 일·한 보호조약이 무효(void)라면, 일·한 합방조약 역시 무효(void)로 판정되어야 한다.`

(298쪽, 「 일본의 탈식민 프로세스 동결 해제를 위하여」(293~306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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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조약 논의에 대한민국은 일본과 영국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했다. 미국은 당초 ‘한국 독립군이 장제스 국민당 정부 군대와 연계하여 연합군의 일환으로 싸운 사실 등’을 들어 참가를 인정했지만, 일본의 부탁을 받은 영국이 소련과 중국의 분리 전략 등으로 한국 참가를 반대하고 미국도 결국 이에 따랐다.     


카이로 선언부터 포츠담 선언 등에서 일본은 ‘폭력과 탐욕에 의하여 약취한 모든 영토로부터 축출’되게 되어 있고, 1946년 ‘연합군 최고사령부 지령(SCAPIN) 677’에서 독도를 일본영토에서 제외시켜 한국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당시 일본의 임시정부에 통보했다. (책 서문 20쪽)     


시볼드(Sebald)라는 인물이 있었다(그에게는 일본인 아내가 있었다). 맥아더의 정치고문이자 군정의 외교국장인데, 그가 일본 편에서 독도문제 등을 공작하였다고 한다. 알렉시스 더든 교수(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이를 ‘미국 외교의 더러운 비밀(dirty secret)’이라고 말한다. 미국이 일본에 유리하게 한국에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동아시아 동맹국들 간의 문제, 문제 많은 미국의 과거」205~221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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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위안화(石源華. 중국 푸단대 석좌교수, 전 한국학센터 소장)의 「포스트 샌프란시스코 체제와 한반도에서 중·미의 전략적 상호작용」이 눈에 띈다(580~590쪽).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다음 5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1.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북미·북일·남북관계를 정상화할 것

2. 유엔과 미·한·일이 유엔 대북 제재 및 각국의 자체 추가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것

3. 대북 군사위협을 단계적으로 해제할 것(북의 핵무기 포기와 사드(THADD) 한국 철수, 한미 군사훈련 중단)

4.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과 남북통일. 통일 이후 한반도는 중립국이 되고, 주한미군은 철수하며, 남북의 대외 군사동맹을 해체할 것

5.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파기할 것

(해제, 652~653쪽에서 요약 인용)     


이 책의 발행일이 2022년 4월 28일으로 정부가 바뀌기 직전이다. 중요한 내용이 많은데, 이번 정부 관계자들은 과연 이 책을 읽어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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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있었다는 일들이 기억난다. 먼저〈태프트가쓰라 밀약〉이다. 미국과 일본은 1905년 7월 27일 도쿄에서 미국은 필리핀을 일본은 대한제국을 차지하는 비밀약속을 했다.     


청나라와 일본의 〈간도밀약〉이 있었다. 1909년 9월 4일 일본은 우리 몰래 우리땅 간도를 청에 넘기고 남만주 철도 부설권을 받는다는 비밀약속을 맺었다.     


나는 올해 4월 26일 〈워싱턴 선언〉과 8월 18일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만남〉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연장이라고 해석한다. 우리는 미국의 패권주의, 중국의 중국몽(中國夢), 일본의 보통국가화(군국주의화)에 잘 대응해야 한다. 이것이 ‘자주국방과 핵무장’이고,힘의 우위에 터 잡은 평화통일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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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은 현재(분단상태)를 원한다     


미국     


미국은 남북이 분단상태로 현상유지(status quo)하는 지금이 좋다. 만일 종전(終戰)을 하게 되면 유엔군사령부는 해체되어야 하고, 미군도 철수압력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미군의 계속 주둔을 허용하자(주둔비는 받아야 한다). 1990년 독일 통일시 소련(고르바초프)은 미군의 독일 계속 주둔에 동의하였다.     


현재처럼 한국(그리고 북한 핑계로 일본까지)이 늘 미국 최신무기를 사고, 50만명의 한국군을 2만8천명의 미군이 작전지휘하면서, 그 나라에서 실탄사격과 전쟁연습을 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 외에 드물다. 거기다가 한국은 기지를 제공하고 주둔비도 낸다. 이거는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기’ 아닌가. → 한국군 전시작전권(opcon)을 환수하자. 대한민국은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가진 나라다.     


일본     


일본도 한반도의 분단과 긴장상태가 좋다. 그들은 평화헌법 제9조에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고 미사일로 위협한다는 핑계로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바꾸어가고 있다. 국방비를 GDP의 1%수준에서 2%까지 올린다고 발표하였다. → 일본은 평화헌법과 샌프란시스코 정신을 유지해라.     


중국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민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남북 평화와 통일을 허용할 수 있다. 통일이 되면 미국이 통일한국에 남을 근거가 적어지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압력도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전 세계에서 군사력은 (2023년 현재) 러시아 2위, 한국 6위지만, 두 나라의 경제력이 엇비슷한데, 러시아는 강대국 중국과 국경을 넓게 접하고 있어 통일한국이 완충세력이 되기를 바라고, 시베리아 개발 등에 한국과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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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韓半島)와 한대륙(韓大陸)에 대하여     


나는 전부터 한반도(韓半島)는 일제가 조작한 말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주장하는 한대륙(韓大陸)도 나의 간절한 바람이거나 환상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가면서 확신으로 와닿는 이야기가 바로 한대륙(韓大陸)이다.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 진실, 즉 사실(史實)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 대륙에 있던 옛날로 돌아가자. 이것이 다물(多勿) 정신이다. 예전에 나온 책이다 (절판되었다).     

『다물, 그 역사와의 약속』 강기준, 도서출판 다물, 1997년      


‘다물은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이다.

다물은 꿈이 아니라 민족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영광과 치욕이 교차한 장구한 민족사의 흐름이다.

이제 다시 영광으로 펼쳐가야  ‘역사와의 약속’이다.’     


‘만주를 지배한 자, 동북아를 지배하고 동북아를 지배한 자, 세계를 지배한다.’

다물(多勿)은 ‘다(모두) 무르다’라 하며 ‘되물린다, 되찾는다, 되돌려 받는다’라는 뜻의 순수한 우리 말이다.     

우리 역사에서 이 다물이 처음 등장한 것은 BC 590 ~ BC 545 동안 재위했던 단군조선 제38대 임금 단제(檀帝) 다물(多勿)부터였다. 이 때가 바로 우리 민족사에 있어 흔히 남북 2만리, 동서 1만리의 강역(疆域)이라 하여 동북아 전체를 아우르는 가장 위대한 시기였다.      


오늘날 당시의 강역도를 다시 그려보면 그 경계가 동(東)으로는 동해와 러시아 연해주, 남(南)으로는 일본과 대만, 서(西)로는 중앙아시아, 북(北)으로는 내몽고에 다다르는 광활한 아시아 대륙 전체를 포괄한다.’    

(책 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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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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