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몰(月沒), 달 지다

by 신윤수

새벽 3시 무창포 바다에 음력 열사흘 달이 걸렸다


주위 교교(皎皎)하고 세상 적막(寂寞)한데

바위를 부비고 찰싹이며 허공을 나는 파도뿐

저 달은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지며 탈출을 꿈꾸는데

당기는 힘 때문에 도망치지 못했는데


달 진다

보름 되기 이틀 전 달이 진다

저 녀석 오늘도 뱅글뱅글 햇빛 반사하다가 이제 쉬러 가는 것일 터

스스로 빛내지 못하는 신세다 보니 지는 순간도 밝기가 가로등빛

권력 주위 맴도는 자 같다

그러다 사라(살아)지는 거시기(것이기)

새벽 4시 해쓱한 모습으로 기척도 없이 어떤 할로(halo)도 없이

사라진다(살아진다)


낼모래가 보름이니

낼은 조금 더 커진 14일의 달이 되리라

보름 되도록 둥그럼을 위해 가는 것이다


다음은 없는 무(無)를 향하여-

빈 공(空)을 향하여--

소신(燒身)하고 지워 없어지려---


그렸다가 지웠다가 하는 게 숙명(宿命)

일상(日常) 아닌 월상(月常)이다


* 2015년 가을 새벽, 우연히 달 지는 걸 보았는데

- 그새 세월(歲月)이 되었다

--예전 사진은 잊었다


(사진) 우면산에 달(수퍼 문) 뜨는 모습, 2023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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