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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Oct 13. 2023

첫눈 새벽눈을 기다리며

10월 중순인데도 여름이 틈틈하다


비 한 번 뿌리면 조금씩 수은주가 줄지만

아직은 반팔 반바지가 친한데

봄에 마지막눈 보고나서

한동안 벌나비가 없어 꽃걱정 한참 했는데

우리별은 태양을 반바퀴나 돌았다


그동안 꽃은 벌과 나비와 잘 지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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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 날

관악산 오르는데

흰 무엇이 날아왔다

일찍 어떤 꽃잎이 피어서 날리나 여겼는데

얼굴에 닿는 느낌이 촉촉했다

아 막눈, 이 겨울 마지막 눈이구나

그들은 새 봄에 들어가며

내가 가을 첫눈을 기다리게 만들려는 것이다


하늘이 그냥 파란데

눈으로 날려 어쩌려는지

떠나는 계절의 아쉬움이 진해 보였다     


지난 계절 마지막 눈은

‘우린 이렇게 하얗다’

‘모든 순수는 바로바로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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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계절에 처음 오는 눈을 기다린다

새로 오는데 슬쩍이라도 좀 푸짐했으면 좋겠다

낮눈 밤눈 말고 새벽눈으로 내려서  

온 세상을 살포시 덮어두었다가

우리가 첫 발자국으로 새 지구별과 만나게 했으면


사람들이 착해지고, 서로 용서하고 싸움 그치고

온누리가 평화로워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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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30일 발간한 브런치북을 소개합니다.  (클릭하면 30편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브런치북] 하늘과 산과 나의 시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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