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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an 25. 2024

‘윤·한 충돌’이라고? 엉터리 연극은 끝나고

그 나라 이야기 29

이틀 전(2월 23일) 새벽 「‘윤·한 충돌’은 연극, 노이즈마케팅」이라는 글을 써놓고는 다른 일이 바빠 잊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오후에 이게 연극임을 증명해주는 후속 사건들이 등장한다.  

    

내가 이 나이 되도록 여러 가지 정치적 사건을 경험했지만, 이번처럼 제대로 연출도 못하고 제대로 짜이지도 못한 촌극은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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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122일자) 신문을 살펴보자. (가나다 순)     


경향신문: 윤 대통령·한동훈 ‘명품 백 충돌’

국민일보: 대통령실 사퇴요구에 “韓 할 일 하겠다” 거부

동아일보: 대통령실, 한동훈 사퇴 요구…韓, 거부

서울신문: 대통령실 韓사퇴 요구 “한동훈 할 일 하겠다”

세계일보: 한동훈, 사퇴 요구설에 “할 일 하겠다”

조선일보: 대통령실, 사퇴 요구…한동훈 “할 일 하겠다”

중앙일보: 한동훈 “용산서 사퇴 요구” 대통령실 ‘지지 철회’ 시사

한겨레: 한동훈에 사퇴 요구…한 “할 일 하겠다”   

한국일보: 친윤 ‘사퇴설’ 공세 맞선 한동훈 “할 일 하겠다”…與 신구 권력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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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용산, 한동훈에 사퇴요구 韓 “국민 보고 할 일 할 것”

서울경제: 사퇴론 불거진 한동훈 “할 일 하겠다”

한국경제: 대통령실, 한동훈 사퇴 요구…韓 “국민 보고 할 일 할 것”      


주말에 벌어진 일인데 모든 신문이 약속한 듯이 1면에 크게 기사를 올린다. 이상하다? 주말에 이관섭이 한동훈을 만났다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만났나? 이가 한에게 (윤을 대리해서?) 사퇴하라 했다? 고---      


이게 바로 정치관여이고, 예전 박근혜가 탄핵당하던 그 상황과 같다. 게다가 박근혜가 이 사건으로 2년형을 받았는데 윤석열 본인이 수사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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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충남 서천 화재현장     


전날 화재로 모두 타버린 충남 서천시장에 尹과 韓이 들이닥친다.


참, 윤은 바로 어제(월요일) 10시 민생토론회에는 심한 감기 때문에 30분 전 불참을 선언하고, 생중계도 없애버렸는데.     


미리 도착(?) 하였다는 한은 체감온도 영하 10도 이하인 현장에서 초록색 민방위복에 외투도 입지 않고 목도리도 장갑도 없이 기다린다.      


나중 왔다는(?) 윤에게 한은 90도 폴더인사를 하고, 윤이 한의 어깨를 두드린다. 2층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인들은 만나지도 않고 바로(10분쯤 후?) 윤과 이는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같이 서울로 떠난다.


(동작)

한: 90도 폴더 인사를 한다

윤: 한의 어깨를 두드린다     


(대화)

윤: 내 기차로 같이 가자

한: 빈자리 있나요?         


(서울역 도착 후, 기자들에게)

한: 윤은 제가 항상 존경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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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이상해서 대통령실 브리핑을 찾아보았다(1.23. 당일 발표자료, 텍스트는 글 끝에 붙여 두었다)     


연극에도 법칙과 매뉴얼이 있다. 프랑스 신고전주의 연극에는 ‘3일치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이번 연극은 너무 맞지 않는다. 엉터리 연극에는 관객이 들지 않을 텐데.     


* 3일치의 법칙

1. 행위의 통일

2. 시간의 통일

3. 장소의 통일      


연극의 4요소가 있다. 연극에는 배우, 무대, 관객이 있고, 극본이 있다. 이 연극의 극본은 먼저 월요일 신문의 1면에서 크게 무언가 드러내고, 대통령실 브리핑자료로 끝난다.     


장면을 돌이켜보자.


- 엄동설한이다. 韓은 초록 민방위복을 입고 (외투도 장갑도 목도리도 없이 애처롭게? 눈을 맞으며 우산도 없나?) 누군가 기다린다.


(10여분 후)


- 尹은 바로 전날 심한 감기(?)라며〈민생토론회〉시작 30분 전 갑자기 불참을 통보(당초 예정된 생방송도 하지 않았다)했는데 장갑도 목도리도 없이 나타난다.  


- 윤과 한이 만난다. 무얼 하는지 잠깐 소란하다.


- 화재 피해를 입은 많은 상인들이 모인 2층에 올라가지도 않고 (10분만에?) 윤과 한이 가버린다.      


-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린다.(윤과 한은 따로 왔나? 같이 왔나? 브리핑자료에는 당과 정부가 기차를 타는 시나리오인데 말이다)     


이 연극은 모든 신문이 1면에 크게 쓰는 설정부터 이상하고, 등장 배우가 무대와 관객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하는 바람에 행위, 시간, 장소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 뭐라 하던가? 엉터리 연극, 짜고 치는 고스톱인데 금방 들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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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브리핑자료(1월 23일)에서     


1. 150여명의 상인을 만났다? 박수로 감사를 표했다?     


‘현장에 나온 150여 명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상인 대표는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대통령의 방문에 화답했고 현장 상인들 모두가 대통령에게 박수로 감사를 보냈습니다.’     


→ 상인들은 윤이 자기들을 만나지도 않고 가버렸다고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2. 마지막 문장: 당과 정부 관계자 모두 열차로 상경      


‘한편, 오늘 눈이 많이 내려 혼잡해진 교통 상황 고려해서 오늘 현장을 방문한 당과 정부 관계자 모두 대통령 전용열차로 함께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 한이 따로(먼저) 와서 기다렸다가 윤과 만나고 나서 함께 서울행 기차를 탔나?


* K-연극의 품위를 지켜야지. 이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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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상세 페이지 | 대통령실 뉴스룸 > 브리핑 (president.go.kr)     


대통령, 충남 서천 화재 방문해 피해 입은 시장상인 위로하고 소방관 격려     

- 윤석열 대통령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 점검 관련 김수경 대변인 서면 브리핑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1. 23, 화) 오후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설 대목을 앞두고 피해를 입은 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화재 진압을 위해 고생한 소방관들을 격려했습니다.     


강추위 속에 눈까지 내리고 있는 화재 현장에 도착한 대통령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태흠 충청남도지사,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정희용 의원, 정진석 의원, 홍문표 의원, 김형동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과 함께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대통령은 권혁민 충남 소방본부장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고, 올해 가장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인명피해 없이 화재를 진압해 준 우리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피해가 커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한 대통령은 피해 점포 수 등 피해현황을 꼼꼼히 질문하며 현장을 살피고 상인들을 면담했습니다.     


현장에 나온 150여 명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대통령은 인근 상가 1층 로비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드리겠다"며 함께 동행한 이상민 장관에게 "행안부와 서천군이 적극 협력하여 필요한 것을 즉각 지원하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은 또 주민들의 특별재난지역선포 요청에 "특별재난지역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울 경우에도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은 이에 더해 오영주 장관에게는 "행안부와는 별개로 상인들을 잘 챙길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상인 대표는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대통령의 방문에 화답했고 현장 상인들 모두가 대통령에게 박수로 감사를 보냈습니다.     


대통령은 면담을 마치며 "힘드시겠지만 명절 잘 쇠시고 정부를 믿어달라"고 상인들을 다시 한번 위로했습니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화재 진압을 마무리 중인 소방 대원들을 방문했습니다.     


대통령은 소방대원들에게 "옷차림을 보니 마치 전투 현장의 군인 같다"며 "밤새 고생이 많았다. 노고가 많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또 "화재를 진압할 때 여러분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장비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여러분도 항상 안전에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오늘 눈이 많이 내려 혼잡해진 교통 상황 고려해서 오늘 현장을 방문한 당과 정부 관계자 모두 대통령 전용열차로 함께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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