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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02. 2024

엑스포 119 : 29 와 의대 2000 : 350

그 나라 이야기 33

작년 말이던가 119 : 29 라는 스코어를 보았다. 부산엑스포 유치전이 박빙(薄氷)이라고 해서 밤잠 설치며 응원했는데, 사우디 119 : 대한민국 29 였다.     


요즘 ‘의료대란’인지 ‘의료위기’ 기사를 보니까, 여기저기 2000 : 350 라는 숫자가 나온다. 2000명은 대학 총장들이 바라는 의대 정원 증원이고, 350명은 의대 학장들이 제시한 의대 정원 증원이라고 한다. 이렇게 간격이 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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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가 정상화된다는 기사가 실렸다(조선일보)     


조선일보는 ‘대형 병원 응급실에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의료 정상화가 이루어졌다’ 등등 예상하지 못했던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 3월 1일 자 기사. 그동안 우리 의료에 잠재되어 있던 각종 문제들이 드러나 있던데, 이걸 계기로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한 의료개혁방안을 찾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글 뒤에 ‘읽을거리’로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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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응급실진짜 응급실’ 됐다… 경증인데 의사 찾는 사람 급감

(조선일보 2024년 3월 1일)      


여기에 찬반의견이 무척 많은데 찬성의견이 압도적이다. 몇개 의견을 모아 보았다.

(3월 2일 07시 현재)      


(찬성 순)     


청룡6602,  찬성 465 반대 0     


의사파동으로 그간 나이롱 환자들이 많이 줄었을거다, 동네 정형의과 의원만 가봐도 나이롱환자들이 넘쳐난다, 토일요일이면 외출외박까지 거리김없다, 이 기회에 지나친 의료는 걸러내는 혁신의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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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건달, 찬성 355 반대 2     


응급실에 경증환자는 의사 결정에 따라서 본인부담급을 15 만원 정도로 올리고 카드결제하기 시작하면 중증환자들만 받는 진짜 응급센터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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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구름따라, 찬성 313 반대 13     


종합병원은 응급실위주로 운영이 되야한다. 외래환자를 받지 말아야한다. 종합병원이 외래환자를 받고 돈벌이에 시간을 낭비하니 병원이 미어터진다. 지금같은 노조처럼 움직이는데 대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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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순)     


청진Kim, 찬성 70 반대 20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학장들의 의견을 들어 최소한 반영한 것인데, 증원한다고 병원을 떠나버린 전공의들, 이들에게 최소한이라도 의사라는 소명 의식이 있기는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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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한 사랑, 찬성 85 반대 25


어제까지 안 돌아온 전공의들은 다 자르고 면허취소 시킨후 일반 보병으로 군 입대 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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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수련의는 파업중 


영국도 전공의(거기는 ‘수련의’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trainee doctor) 들이 파업에 이른 모양이다.     

우리 전공의는 사직했고, 영국 수련의는 파업하는 것이란다. 그런데 BBC를 틀어놓았는데, 이게 중요한 이슈가 아닌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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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2000명 / 350명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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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요즘 응급실진짜 응급실’ 됐다… 경증인데 의사 찾는 사람 급감

(조선일보 2024년 3월 1일) 


‘중증’일 때만 대형병원 찾아, 조백건, 오유진, 김영우 기자     

   

29일 오전 10시쯤 말기 암 투병 중인 남성 A(83)씨가 서울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그의 딸은 “아버지가 ‘복수(腹水)가 가득 차서 배가 너무 아프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쯤엔 홍모(37)씨가 22개월 아이를 안고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아이가 밤새 구토를 했다”고 했다.


응급실을 지키던 전공의들이 지난 20일 근무지를 집단 이탈한 뒤 대형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는 줄어들고 중환자가 늘고 있다. 일선 응급실 교수와 전임의들은 “전공의 파업으로 힘들지만, 응급실이 응급실다워지고 있다”고 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전공의 집단 이탈 후 환자 수가 40% 정도 감소했고, 경증 환자도 줄었다”며 “환자들이 지금은 큰 병원 응급실에 가도 의사가 없어 빨리 검사·치료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부산 대형 병원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에 중환자들이 주로 오고 있고 전체 외래 환자 수도 40~50% 줄었다”며 “(전공의 파업은) 의도치 않은 상황이지만 이게 중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진짜 대형 병원과 응급실의 모습”이라고 했다. 


강원도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중증 환자가 상급(대형) 병원으로 가고, 경증 환자는 그보다 작은 규모의 병원으로 가는 게 느껴진다”며 “(경증 환자는) 대형 병원 응급실에 가도 의사가 없다고 하는 뉴스를 보고 스스로 자제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 대형 병원 간호사도 “주취자나 단순 두통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크게 줄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소모(40)씨는 지난 21일 밤 감기 증세가 심해졌다. 목 등이 부어 숨 쉬기가 불편했다. 야간에 이런 일이 생기면 주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가곤 했다. 이번엔 심야에 문을 여는 내과에 갔다. 그는 “응급실에 가면 치료는 못 받고 대기만 할 것 같아 밤 12시까지 하는 내과를 찾아가 주사를 맞고 약 처방도 받았다”며 “지금은 큰 병원 응급실에 당장 치료를 안 받으면 안 되는 위급 중환자들만 가는 게 맞는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응급실 의사들은 “이번 사태가 지나면 다시 응급실은 복통·두통·두드러기 환자들로 미어터지는 ‘24시간 편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응급실 방문 환자(221만8942명) 중 40%(89만7570명)가 경증 환자였다. 중증 환자(23만6581명)의 3.8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막기 위해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외국 주요국처럼 일명 ‘걸어 들어오는 환자’(경증 환자)는 중환자를 맡는 대형 병원의 응급실 이용을 제한하는 법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응급실은 1·2·3차 응급센터로 나뉘어 있다. 경증 환자는 3차 응급센터는 이용할 수 없다. 프랑스도 응급실을 중환자를 담당하는 대형 병원 응급실(SAU), 특정 장기를 다루는 전문병원 응급실(POSU), 경미한 환자 담당 병원 응급실(UPA)로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응급실은 경증 환자라고 돌려보냈다간 의사가 멱살을 잡히고 ‘진료 거부’로 고소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경남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시행 규칙 등을 조금만 손봐도 경증 환자 쇄도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정부가 이들의 원성을 사기 싫어 문제를 수십 년간 방치해왔다”고 했다. 서울 대형 병원의 응급실 의사도 “응급실에서 멱살을 잡고 소란을 피우는 건 비응급 환자들이다. 중증 환자는 소리치고 폭력을 휘두를 힘도 정신도 없다”며 “정부가 경증 환자만 막아줘도 의사가 중환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응급실 이용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우리는 경증 환자가 큰 병원 응급실을 이용해도 응급 의료 관리료 5만~7만원 외엔 별도로 부담하는 돈이 없다. 이마저도 실손보험으로 환급을 받는다. 응급실 의사들은 “응급실을 찾은 경증 환자에 대해선 본인 부담금을 더 높이고, 실손보험 혜택도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중환자는 건보 재정과 실손보험으로 두텁게 보호하되,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비는 훨씬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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