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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04. 2024

의대 문제 :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라

푸른 龍 가라사대 9

어제(2024년 3월 3일) 의사들의 여의도 집회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정부가 유럽식 공공의료제도한국과 일본, 미국의 제도 차이를 무시한 채 무대뽀로 나오있어서다.


유럽식 공공의료는 의사가 공무원이고, 거기서는 일반인뿐 아니라 의사도 모두 의사 증원을 선호한다. 의사는 자기의 일이 줄고, 일반인은 진료기회가 늘어나니 말이다.


내가 2000년 무렵 유럽에 살 때 딸 아이와 나 자신 때문에 유럽의 병원 제도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들이 얼마나 느리고 의료비가 비싸던지, 차라리 비행기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한 적까지 있었다. 현재 BBC를 보면 영국에서 전공의(junior doctor, trainee doctor) 들이 파업한다는 뉴스가 있다.


그동안 의사들 행동이 타당한지 의심하다가 문제의 핵심을 알게 되었다 . 일시 2천명 증원은 의료계를 파괴하고, 전 국민 의료비를 크게 올릴 게 분명하고, 자연계와 공대 등 우리 교육 전체를 흔들 우려가 있다. 의대 증원이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일반의, 전공의, 전임의, 전문의가 무언지, 의대증원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이를 ‘진료 거부’, ‘집단이기주의’ 라고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의사 대 일반인(非의사) 의 대결이라면, 일반인이 훨씬 많으니까(의사는 14만명이다) 일반인 목소리가 더 큰 게 당연하다. 이 부분 여론조사는 의미가 없다.

    

‘의료 대란’을 만들 민감한 이슈를 왜 4월 총선 앞둔 이 시점에 추진하여 온통 난리, 평지풍파를 일으키나? 사회적 합의를 이룰 때까지 당분간 보류하자. 하반기나 내년부터 시행하면 되지 않나?        


새로운 정원 2천명은 현재 의대 정원 3,058명의 65%다.

1. 이 정도 규모로 한 번에 늘릴 필요가 있나?

2. 제대로 교육할 여건은 되나?

3. 자연계, 공대 등 관련 분야에 미칠 영향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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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가 증원 반대 성명을 발표(202431)     


새 뉴스다. ‘세계의사회’가 우리나라 의대증원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왜 개별 국가의 일에 〈세계의사회〉가 뭐라 이야기하지? 이게 뭐람?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았다. 오래된 자료던데---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WMA)는 각국의 의사 중앙 단체를 회원으로 하는 독립된 국제 비정부 기구로서 전 세계 의사들을 대표하는 기구이다. 1947년 9월 18일에 창립되어 2013년 현재 회원수가 102개국 의사회(1000만 명 이상의 의사를 대표)에 이를 정도로 확대되었다.     


세계의사회는 최고 수준의 의료 윤리와 전문성을 확보하고 전 세계 의사들의 직업적 자율을 보장하기 위해 각 회원국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오고 있다. 이러한 고유한 협력체제를 통해 세계의사회는 건강한 환경에서 질적으로 우수하고 인간적인 환자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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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 홈페이지(www.wma.net)에서 다음 제목의 글을 찾을 수 있었다.     


WORLD MEDICAL ASSOCIATION STANDS FIRM IN SUPPORT OF KOREAN MEDICAL ASSOCIATION AMID GOVERNMENT-INDUCED CRISIS


이 글의 끝에는 이 단체의 대표가 WMA President, Dr. Lujain Al-Qodmani 라는 사실이 표시되어 있었다. (글 뒤에 ‘읽을거리’로 원문을 첨부한다.)      


우리 언론 기사를 찾아보니, 조선일보가 3월 2일 보도하였고, 그 외 많은 언론이 보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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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의료계 압박 중단해달라한국정부에 요구

(조선일보, 2024년 3월 2일, 김휘원 기자)     


세계의사회(WMA)가 한국 정부에 대해 “의료계에 대한 압박을 중단해달라”며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두둔하는 입장문을 냈다.


1일 세계의사회는 홈페이지에 “정부가 초래한 위기 속에서 의협을 굳건히 지지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대폭 증원 결정은 충분한 근거 없이 이뤄졌고 의료계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고 했다.


또 “정부가 취한 조치는 오랜 근무시간과 낮은 급여 등으로 번아웃에 직면해 있는 전공의들의 가혹한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며 “개인 사직을 막고 의대생들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잠재적인 인권 침해로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세계의사협회 회장은 “이번 조치를 재고하고 의료계에 대한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할 것을 한국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정의, 인권, 윤리적 의료의 원칙은 협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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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라     


‘국가교육위원회’는 이런 이슈를 논의하는 기구다.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정하려고 만든 기구에서 각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가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얻어 추진하라. 이 법 제1조와 제2조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약칭:국가교육위원회법)     


1(목적)이 법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여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2(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①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비전, 중장기 정책 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ㆍ조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으로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② 위원회는 그 소관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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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의대생도 국가교육위원회논의에 참여하라      


어제(2024년 3월 3일) 의사들 2, 3만명이 집회했다던가. 얼마나 큰 사회적 낭비인가? 그들이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이야기하고 거기에서 결정되는대로 따르면 좋겠다.      


오늘부터 3월 새 봄의 바쁜 일정이 시작된다. 전공의들은 빨리 직장(사직했으니 예전 직장?)으로 돌아가고, 의대생도 새 학기 학업에 열중해서 국민을 안심시켜 주기 바란다.     


나는 의사, 의대생의 입장을 이제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1. 현재 일반인들은 일방적으로 의사를 매도하고 있다.     


2. 의사들이 제 돈 들여 힘써 공부하고 나중에 좋은 보상을 바라는데, 이 분야에 계속 남아 있어 보더라도 희소가치가 떨어질 테니 그만두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3. 영국의 수련의(trainee doctor, junior doctor)들도 파업중(그들은 ‘사직’하지 않고 ‘파업’중)인 모양이다. BBC에 잠깐만 소개되는 거로 미루어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닌 듯, 잠깐 화면이 소개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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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현재 이 분야는 먼저 전국 의대를 채우고 나서,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자연계나 공대로 진학한다고 한다. 만일 의대 정원을 지금의 2/3, 2000명 늘리면 어떻게 되나? 이 분야 성적 우수자들이 자연계, 공대 대신 의대로 가려 할까?     


윤 정부 들어 지난번에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R&D예산을 줄여 난리가 나더니, 이번에는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일을 벌이고 있다.      


이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라는 것이다.     


자연계, 공학도의 발명, 신기술 등 창조적 효과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중요한데, 그들이 모두 의사가 되려 한다면 국가적으로 큰 일 아닌가?      


어제 ‘우리 과학이 중국에도 뒤졌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정녕 의사부족이 문제라면, 국내 고급인력을 모두 의사로 만들기 보다 외국 의사를 수입하는 게 더 낫지 않나?     


헤럴드경제의 다음 기사를 읽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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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어쩌다 이 모양꼴찌 추락중국에도 밀려 충격에 빠졌다

(2024.03.02. 박영훈 기자)     


[헤럴드경제= 박영훈기자] “한국 과학이 위기에 봉착했다”
 
 “예산 삭감으로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과학자)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이 주요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과학계가 충격에 빠졌다.특히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도 추월당했다. 과학 현장에선 “믿을수 없다”는 반응이다.
 
우리나라 과학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향후 이같은 상황은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데, 올해 연구개발비(R&D)까지 삭감 돼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과학기술 수준 평가는 11개 분야 136개 국가적 핵심기술에 대해 주요 5개국의 논문과 특허를 분석한 정량평가와 전문가 1360명의 조사를 거친 정성평가를 종합해 실시됐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대상기술 수준은 미국이 최고 수준(100%)이며,EU(94.7%), 일본(86.4%), 중국(82.6%), 한국(81.5%) 순으로 평가됐다.
 
지난 2020년 기술 수준 평가에서 미국 대비 한국은 80.1%, 중국은 80%를 기록했는데 2년만에 중국에 역전을 당한 것이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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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재산에서 생각한다     


이 문제는 모두 원점으로 돌리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하자.     


1. 정부는 그동안 있은 강압적 조치를 취소하라.


2. 전공의, 의대생들은 병원과 학교로 돌아가라.     


3. ‘국가교육위원회’가 국가백년대계로 논의하라.


* 당장 국민이 직면한 ‘의료 재난’을 해결하고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자.  ‘국가교육위원회’는 정부의 입장뿐 아니라 의사·의대생과 일반 국민의 입장을 고루 들어보고, 국가백년대계를 중립적으로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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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발표문)     


WORLD MEDICAL ASSOCIATION STANDS FIRM IN SUPPORT OF KOREAN MEDICAL ASSOCIATION AMID GOVERNMENT-INDUCED CRISIS     


The World Medical Association (WMA) reaffirms its commitment to defending the integrity of the Korean Medical Association (KMA) and the rights of its physicians in the face of an unprecedented government-led crisis. The government’s unilateral decision to drastically increase medical student admissions, implemented without clear evidence, has led to turmoil in the medical community.     


WMA has been closely monitoring the situation in Korea, receiving constant updates. KMA views the government’s claims about physicians resisting policies as lacking sufficient consultation and consensus with expert groups. The right to collective action is universal, and guidelines are in place to ensure patient safety remains paramount during any collective action taken by physicians. Actions taken by the government are ignoring the harsh reality of medical interns and residents, facing constant burn out due to long working hours, low salaries and a negative portrayal in the media led by misinformation.     


Physicians, including medical students and young doctors, are peacefully practicing their rights within the boundaries of democratic law and constitution. The government’s attempts to prevent personal resignations and restrict conditions of school admissions are viewed as potential violations of human rights, setting a dangerous precedent in the country.     


“I strongly urge the Korean government to reconsider its actions and cease the forceful measures imposed on the medical community. The principles of justice, human rights, and ethical healthcare demand a collaborative approach. A resolution should respect the rights of physicians and ensures the well-being of both medical professionals and the patients they serve.”, said WMA President, Dr. Lujain Al-Qodmani.     


1st March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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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를 클릭하면 원문을 직접 볼 수 있다.     


World Medical Association Stands Firm in Support of Korean Medical Association Amid Government-Induced Crisis WMA The World Medical Association             


(세계의사회 사진)


세계 114개국 의사단체로 구성된 세계의사회(WMA)가 "개인 사직을 막고 의대생들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잠재적인 인권 침해로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세계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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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사진) 청계사 와불(臥佛) 님,  2023년 5월 3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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