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의대정원문제는 의료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제 (3월 11일) 세계일보 기사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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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학과 70% 전임교수 ‘0’… 의대 증원 땐 이탈 불 보듯
[심층기획-반도체 인력 양성 헛구호] (세계일보, 3월 11일, 이지민 기자)
연·고대 정시 추가 합격률 각 220·100% 서강·한양대 포함 4곳 평균 170% 달해 그만큼 많은 최초 합격자가 이탈 의미 반도체 업계 인력난 심화 가중 불가피
학과 느는데 정작 전임교수 확보 안돼 강의 질 하락 ‘인력 유출’ 부채질 분석도 정부, 2031년까지 15만명 양성 계획 전문가 “돈·인력 지원 없인 실효성 없어”
“오늘 개강인데 안 보이는 애들이 있어요. 50명 중 5명은 반수를 택한 것 같아요.”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만난 시스템반도체학과 2학년생 A씨는 개강 날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도 출석을 안 하거나 한 학기만 다닌 뒤 휴학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며 “수능점수 몇 점 차이로 의대에서 떨어진 애들이 반수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하) 글 뒤에 ‘읽을거리’로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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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반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현재 이과는 전국 의대를 모두 채우고 나서,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자연계나 공대로 진학한다고 한다. 의대 정원을 지금의 2/3, 2000명 늘리면 어떻게 되나? 이 분야 성적 우수자들이 자연계, 공대 대신 의대로 가지않을까?
윤 정부 들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R&D예산을 줄여 난리가 나더니, 이번에는 국가백년대계인 교육분야를 졸속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자. 원래부터 이런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기구 아닌가? 정부가 왜 이 기관을 활용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자연계, 공학 분야의 발명, 신기술 등 창조적 효과가 국가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의사보다 크고 중요한데, 모두 의사가 되려 한다면 국가적으로 큰일 아닌가?
최근 들어 ‘우리 과학이 중국에도 뒤졌다’고 하던데 정녕 우리나라에 의사부족이 문제라면, 고급인력을 의료에 집중하기보다 외국에서 의사를 수입하는 게 더 낫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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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라
‘국가교육위원회’는 이런 이슈를 논의하려고 만든 기구다.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추진하려고 만든 이 기구에서 각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가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추진하라는 것이다.
이 법 제1조와 제2조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약칭:국가교육위원회법)
제1조(목적) 이 법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여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①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비전, 중장기 정책 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ㆍ조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으로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② 위원회는 그 소관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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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의대생도 ‘국가교육위원회’ 논의에 참여하라
2024년 3월 3일 의사 2, 3만명이 집회했다는데, 얼마나 사회적 낭비가 큰가? 그들이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자기들 입장을 이야기하고 그곳의 결정에 따르면 좋겠다.
나는 젊은 의사, 의대생의 입장을 이해한다.
1. 현재 일반인들이 의사들을 일방적으로 윽박지르고 있다.
2.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에 진학하고, 여러 해 전공의로 고생하고 나서 나중에 좋은 보상을 바라는데, 갑자기 희소가치가 떨어진다니 그만두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3. 영국의 수련의(trainee doctor, junior doctor)들이 파업했다던가(그들은 ‘사직’하지 않고 ‘파업’중).
새 봄의 힘찬 발걸음이 필요한 시기에 나라 꼴이 이게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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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재산에서 생각한다
이 문제를 당장 원점으로 돌리고 차분하게 논의하자.
1. 정부는 그동안 있은 강압적 조치를 취소하라.
2. 전공의, 의대생들은 병원과 학교로 돌아가라.
3. ‘국가교육위원회’가 국가백년대계로서 논의하라.
* 당장 ‘의료대란’을 진정시키고 차분히 문제를 풀어나가자. ‘국가교육위원회’는 정부 입장뿐 아니라 의사·의대생과 일반 국민의 입장을 모두 들어보고, 국가백년대계를 중립적으로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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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반도체학과 70% 전임교수 ‘0’… 의대 증원 땐 이탈 불 보듯
(앞에서 계속)
‘의대 증원’에 반도체학과가 긴장하고 있다. 2022년부터 정부가 야심차게 반도체 인재 양성 방침을 밝혔으나 최근 의대 증원과 맞물리면서 의대가 기존 반도체과 학생들을 더 빨아들일 것이란 우려다. 지금도 적지 않은 반도체학과 이탈 학생 수가 향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에서 토로하는 인력난 문제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정시모집에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추가 합격률은 220%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가 합격률(130.0%)보다 늘었고, 이 학교 자연계열 학과의 평균 추가 합격률(63.2%)보다 훨씬 높았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의 정시 추가합격률은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72.7%)보다 늘어난 동시에 자연계열 학과의 평균 추가 합격률(29.8%)을 크게 웃돈 수치다. 두 학교의 반도체학과는 각각 졸업 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입사가 보장된 계약학과다.
추가 합격률이 높다는 것은 최초 합격자가 그만큼 많이 이탈했다는 의미다. 두 학교를 포함해 SK하이닉스와 계약학과 협약을 맺은 서강대·한양대까지 4개 학교 반도체학과의 올해 정시 추가 합격률은 169.1%를 기록했다. 지난해 155.3%에서 높아졌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뒤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해당 학과 재학생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