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 나 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수 Mar 18. 2024

신생아 20만명 시대에 의사 2천명을 늘린다?

그 나라 이야기 35

대한민국에 의료비상사태가 났나?

나는 코로나 터진 후부터 외국에 나가지 않았는데, 올 들어 난리가 났다.     


인구가 매년 감소하는데, 의사는 대폭 늘린다고?

의대정원 3058명인데, 갑자기 2천명, 2/3나 늘린다고?     


벌써 한 달 되었나, 의대 증원 문제로 온통 요란하다.


작년(2023년)에 출생한 신생아는 23만명이고, 4/4분기 합계출산율이 0.6대에 들어섰다(연간 0.72명).     

예전 한 해에 100만명 넘게 출생하던 해에도 매년 배출되는 의사 수가 지금보다 적었을 텐데---      


북한에서 그랬다던가, ‘전 군의 간부화’, ‘전 국토의 요새화’라는 이야기는 있지만, 우리는 ‘전 국민의 의료인화’가 필요한가?     


우리 곁에는 의사 외에도 한의사, 간호사 등등 다양한 의료인력이 있는데, 지금 의사 인력 부족(?)이 정녕 무슨 모양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해결방안은 대개 나와 있던데---


1.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등 바이탈(vital) 분야 의료수가를 대폭 올린다(일본은 우리의 4~5배 수준).


2.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의료행위에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특례를 만든다.


3. 의료사관학교(공공의대)를 설치, 국비로 공공의사를 양성 후 상당기간 의무 복무하게 하여 지방과 바이탈 부문 등에 투입한다.  

----------------     


지금 이 사달이 무언지 감이 오지 않는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비대면 진료, AI 의사 이야기도 나오는데 뜬금없이 의사를 대폭 증원한다니? ‘전 국민의 의료인화’를 이루려나?      


정녕 의사가 부족하다면 자연계 공대쪽 고급인력을 의료부문에 투입하기보다 외국에서 의사를 수입하는 게 낫지 않나. 지금도 의대 선호도가 우선이던데---  

-----------     


앞으로 지인 만나면 인사가 이럴 듯      


“무고하오? 내 건강지수는 77%, 내과 70%, 외과 87%, 정신 80%라는데---

내 내과의사 가라사대 ---

내 외과의사 가라사대 ---

내 정신과의사 가라사대---”

-----------     


전공의들이 하기 싫다며 스스로 사직했는데, 정부는 그들을 처벌한다고 나서고

그 바람에 교수, 전임의들도 술렁이는 모양인데

이러다 우리 의료체제가 불가역적으로 망가지는 게 아닌가?

--------------     


나는 의사와 의대생을 이해하는 쪽이다. 여론조사는 일반인 5천만명 대 의사 14만명이니까 일반인들이 숫자로 압도하니 믿기 어렵고, 의사들이 나쁘다고 악마화해 놓았으니, 이걸 어쩌나.     


이것은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이다. 의사를 때려 표를 얻자는 나쁜 의도로 만들어진 고약한 위난이다.        


나는 유럽에 잠시 살았는데, 그곳은 공공의료제도로 의사는 (준)공무원이고, 근무시간 끝나면 빨리 퇴근하려 하니까 의사 늘리는 걸 의사들이 쌍수들어 찬성한다.

------------     


의사 수는 계속 늘고 있는데     


OECD통계를 보면,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한국·일본은 2.6명, 미국은 2.7명이다.      


네이버에 ‘의사수’를 넣어 검색해 보니, 2013년에 의사·치과의사 합계 11.3만명에서 2022년에는 14만명, 9년 사이에 의사가 2.7만명 늘었다고 한다.      


2013년: 의사  9.1만명, 치과의사 2.2만명, 한의사 1.8만명

2022년: 의사 11.2만명, 치과의사 2.8만명, 한의사 2.3만명      

* 출처: ’22, KOSIS(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별의료이용통계)     


신생아와 인구가 줄어드는데 의사를 늘리는 게 맞는지 나는 의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의료대란에서 나는 조지오웰의 〈1984〉를 보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