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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한돌별곡

이슬비와 봄눈의 시학

by 신윤수

H형!

예전 써둔 시(詩?) 하나 떠올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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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으로 흐르다 친구 따라 내렸네

펄펄 나비처럼 바람 타고 날았네

이슬비로 내리다 봄눈이 되었네

백두대간 동쪽 전나무 숲에 하얀꽃으로 앉았네


백만송이 꽃눈

어떤 사람이 “쌀가루 뿌려 놓은 것 같네” 하더라구

그래 으스대 보았네

아싸 ‘상고대’라는 예쁜 이름


슬쩍 돌아보니까 모두 어디 갔고 나도 없었어


햇볕이 제법 따가워졌고 〈한돌, 봄눈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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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

겨울 다 지나 꽃 피고 새 웃(우)는 시간인데 누가 그리 불렀소?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섞으며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T.S. 엘리엇, 황무지〉


우리에게 제주4·3사건, 4·19혁명이 일어난 달

열흘 동안 행사가 많던데, 특히 오늘은 유독 빽빽하군요


3일 4·3희생자 추념일

4일 청명(晴明)

5일 한식(寒食), 식목일(植木日), 예비군의 날

7일 보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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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정치 일정, 5일과 6일은 사전투표, 10일은 본 투표


선량(善良)한 사람은 다 선량(選良) 되시오

우리 풀뿌리 민초(民草)들 잘 보살피고

잘 살게 해 주시오


봄눈 녹아들어 대지를 풍성하게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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