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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l 20. 2024

탈(脫) 원전정책과 환경문제에 대하여

* 체코 원전 수주는 국가적으로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덤핑 수주 논란이 있다 하니 안타깝다. 아래는 2020년에 써둔 글이다. 이미 절판된 필자의 『푸른 나라 공화국』 218~226쪽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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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을 재검토하자      


2020년 9월 21일 자 신문에 「세계최고 원전기술 죽는다」는 기사가 실렸다. 국내 14개 대학에 원자력공학과가 있는데, ‘녹색원자력학생연대’에서 원자력을 살리자는 취지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원자력은 친환경이고 싸다는 주장과 폐기물 처리까지 계산하면 오히려 비싸고 위험하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기술을 갖고 있고, 외국에 수출까지 하면서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탈(脫)원전정책을 선택한 것은 매우 성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2020년 10월 5일 ‘원자력, 우주개발의 새 시대를 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았다. “미국은 33조원을 들여 사람을 달에 보낸다. 유럽연합(EU)도 달에 사람이 거주하는 문 빌리지(moon village)계획을 세웠고, 중국·러시아·인도 등도 달 개발계획을 발표하였다. 우주개발에는 안정적 전기공급이 필요한데, 초소형 원자로로 해결한다. 킬로파워(kilopower)라고 하는데, 원자로의 핵반응이 일어나는 중앙의 노심이 지름 11cm, 높이 25cm에 불과하다. 연료를 한번 넣으면 10년간 계속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조형규 교수)     


제주도 기사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탄소제로섬(CFI)를 추진한다. 제주도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린 결과, 전력구매비용이 육지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제주도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8년 22.6%에서 19년 67.9%로 늘었다. 제주도의 전기는 유류, LNG, 태양광, 풍력, 바이오의 5가지로 생산된다. 2019년 기준으로 시간당 전기 단가(원/kwh)가 평균 211원인데, 유류 275.5원, LNG 229원, 바이오 206원, 풍력 149.9원, 태양광 144.3원의 순서다. 우리나라 전체 평균이 95원이므로 제주도가 2배 이상 비싸다. (우리나라 평균단가는 원자력 58.3원, 유연탄 86원, 무연탄 101.5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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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기술을 미리 포기한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선진국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존 대형 원전도 더욱 안전하게 바뀌고 있다고 한다. 현재 원전 규모의 2백분의1, 3백분의1 정도 전기를 생산하는 초소형 원자로는 컨테이너 트럭으로 운반할 수 있고, 태양광·풍력처럼 발전량이 들락거리는 재생에너지원과 보조를 맞추려면 무언가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고 한다. 전략저장수단(ESS)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소경제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원료인 수소는 석탄 등 탄화수소를 분해해야 하고 탄화수소는 화석연료다. 크린에너지라는 천연가스(LNG)도 화석연료이고,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진기술을 보유한 원자력발전을 더욱 발전시켜 핵심기술로 만드는 방안이 없을까.      


에너지 정책은 말뿐인 녹색에너지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환경친화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탈(脫)원전 정책이 옳은지 여부를 광장에서 공개토론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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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이 먼저다     


노랫말처럼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가는’ 쪽배라면 좋겠다. 그런데 태양도 타버리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면 쪼그라져 적색 왜성이 된다는데, 에너지법칙 상 무한에너지는 없는 게 맞는 것 같다.     


먼저 에너지 절약정책이다. 우리가 너무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다. 인간이 최근 1-2백년 사이에 야기한 문제로 46억 년이 된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결과는 너무 뻔하다. 모두 망한다. 인류세에서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이다.     


우리의 자동차, 냉장고, TV, 세탁기는 모두 너무 크다. 1-2인 가구도 자동차는 대부분 2천cc이상이다. 미국·캐나다처럼 수퍼마켓이 몇십km 떨어져 있어 보름이나 한 달에 한 번 장을 보는 것도 아닌데 냉장고가 크다. 다른 가전제품도 모두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은 전기요금이 너무 싸다고 한다. 이것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 에너지소비등급을 철저히 관리하고 1등급 환급도 늘려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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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에너지에 대한 생각     


산을 올라가다 보면 불쑥 고개를 내미는 풍력 발전기가 있다. 분명 숲이었는데, 산자락에 태양광 패널이 널려 있다. 호수에도 태양광 패널을 널어놓았다. 진작부터 이게 환경을 보존하는 건지 파괴하는 건지 의아해 왔다. 그러다 의문의 일단을 풀게 되었다.     


최근 중앙일보는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가 녹색에너지의 환상과 허구를 다룬 100분짜리 다큐멘터리 「인간들의 행성(planet of the humans)」을 소개했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산과 땅과 물을 더럽히고 파괴하는 주범이며,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여 부작용을 외면하는 환경운동의 이중성을 비판하고 있었다. (2020.07.21)      


「인간들의 행성(planet of the humans)」에서는 친환경 또는 재생에너지라고 주장하는 태양광·풍력은 물론 바이오매스(biomass)나 에탄올 등에도 모두 엄청난 문제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클린에너지라는 천연가스(LNG)가 원래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라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태양광에는 비 오는 날, 흐린 날과 밤에는 다른 전력공급수단이 필요하며, 바람이 늘 불지 않으므로 풍력에도 보조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배터리 충전 등으로 미리 비축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할지 몰라도, 전력공급의 불안정에 대비하려면 화력발전 등 기존의 발전수단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태양광 패널(solar cell) 내구연한은 10년, 풍력터빈(wind turbine) 내구연한은 20년 정도라는 것이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터빈을 만드는 소재·부품 및 장비는 모두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생산해야 하고, 가격도 아주 비싸다. 여기서 막대한 환경파괴가 선행되며, 이 소재를 나중에 다른 데 쓸 수 없어 자원도 낭비된다.     


폐자원이나 나무 부스러기를 태우는 바이오매스(biomass)도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고, 에탄올의 원료인 옥수수를 가꾼다며, 기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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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정책 믹스(policy mix)     


이번 장마철에 태양광 단지로 인해서 산사태가 많이 났다고 한다. 햇빛을 잘 받겠다고 자연적 채광과 삼림을 훼손한 탓이다. 이것은 치수를 하겠다면서 4대강 사업을 벌인 결과 낙동강 섬진강 댐이 무너진 것과 유사하다.      


녹색에너지는 단순히 에너지 생산뿐 아니라, 정말 자원 절약적이고 환경친화적인가, 지속가능한가를 철저히 따져보아야 한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간헐성 및 비연속성으로 전력공급이 불안정할 경우에 대비해서 원자력이든 석탄·천연가스든 다른 발전수단이 있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초소형 원자로가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 선진기술인 원자력발전을 계속 활용하는 방법과 설사 원자력을 폐기하더라도, 관련 학문과 산업에 충격을 주지 않고, 서서히 이탈하는 훼이딩 아웃(fading out) 전략이 있지 않을까.     

원자력발전이 계속 안전해진다는데, 미리 떠나겠다고 결정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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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에 대한 생각     


문재인 정부 들어 여러 차례 부동산 안정화시책을 펼쳤다는데도 아파트 오름세가 꺾이지 않자, 이번에는 그린벨트를 활용하겠다해서 마음을 졸였다.      


국토녹화사업과 개발제한구역지정(그린벨트)는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성공한 정책으로서 외국에서 부러워하는 제도다(1971.7.30. 도시계획법). 국토가 매우 좁은 우리가 예전처럼 토지를 사용했다면 지금처럼 울창한 숲을 볼 수 없었다.      


이제 그린벨트는 생명벨트다. 어릴 적에 기억나는 강산은 일제강점기에 국토가 수탈당하고, 전쟁으로 산림이 불에 타버린 벌건 민둥산이었다. 비가 오면 토사가 흘러내리고 모든 것이 물에 떠내려가던 광경이 눈에 선하다. 매년 4월 5일 식목일에는 어린 학생들도 송충이를 잡는다며 나무젓가락을 들고 산에 올라다녔다.      


산불 등으로 한번 산림이 훼손되면, 복구되는데 수십 년이 걸린다고 한다. 지금까지 소유자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유지한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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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조경의 필요성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대책의 일환으로 산림과 녹지대 확보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나무를 심을 공간이 점점 줄어들 뿐 아니라, 지금껏 잘 가꾸어온 산림도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으로 인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대안의 하나로 모든 건물의 옥상에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옥상녹화란 건물이나 시설물의 옥상 또는 지붕을 녹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식물을 자라게 하면 여름에는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겨울에는 건물을 따뜻하게 하여 에너지를 절약한다. 한편 조경을 통해 건물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전에 써둔 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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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조경을 통한 에너지 절감 『무심천에서 과천까지』 144~145쪽     


높은 곳에 올라 도시건물 옥상을 보면, 대부분 시멘트로 발라놓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시멘트가 흡수하는 열에 의한 열섬현상이 발생하여 냉방용 전력이 많이 소모되고, 겨울에는 건물에 피복이 없어 더욱 차가와져 난방비가 많이 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조사하고자 서울시청 별관의 옥상조경 사례, 경기도 고양에 있는 연구소를 찾아가 도시 옥상조경의 필요성을 연구하고 정책건의를 한 바 있다. 이것은 최근 지구 온난화와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에도 반영될 수 있다.      


아파트나 학교 등 큰 건물부터 옥상은 반드시 푸른 피복을 입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어떨까. 물론 건물의 하중문제 등 안전문제가 있고, 현재로는 녹화비용도 만만치 않다. 새로 건축되거나 리모델링, 재건축을 하는 건물부터 적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시 전체가 녹화되는 초록 효과(green effect)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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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써둔 환경문제에 관한 제안을 소개한다(현재도 대부분 유효한 제안일 듯 싶다).     


1. 음식점 반찬 수를 줄이고(가격차별), 덜어 먹는 그릇이나 작은 용기에 음식을 담도록 하자.

2. 학교 운동장, 도로변, 공터에 나무, 풀을 심어 도시 전체를 녹화하자.

3. 자전거 전용도로를 더욱 늘리고, 자전거 전용 신호등을 만들자. 대중교통수단인 버스, 지하철에는 자전거를 싣는 공간을 만들자.

4. 태양광, 풍력 발전을 값싸게 보급하자.

5. 매달 차 없는 날을 지정하고 시범적으로 범국민 걷기 운동을 해보자.

6. 자동차 보유세는 대폭 낮추고, 유류 소비세는 올리자.

7. 폐가구, 폐가전제품 등의 무료 수거일을 정하자.

8. 비닐봉지를 없애고, 쇼핑백을 들고 다니자.

9. 일회용품을 팔지 말자.

10. 대중교통을 더 싸게 하고, 가능하다면 무료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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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내가 쓴 정치사회부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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