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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Sep 12. 2024

전공의들은 떠났고, 왜 돌아오지 않나

내년도 증원을 앞둔 의과대학의 입학 경쟁률이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한 지 이틀만에 최대 수십 대 1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도 이날 2030년까지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2025년도 증원유예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예고된 대입 절차는 차례대로 진행되고 있다.     


의대 수시접수 마감한 서울대, 경쟁률 12.95대 1 --- 고려대는 32.46대 1 이란다. 서울에는 증원 없는데 작년보다 오르고, “지방대 안정 지원하고 서울 상향 지원”하고 있으며 올 N수생 18만명, 21년 만에 최다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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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는 환자 중 원하는 날 진료를 못 봐 대기한 비율은 0.9%, 외래 접수 후 진료까지 기다린 시간은 평균 17.9분, (수술 등을 위한) 입원 환자 절반(48.1%)은 예약없이 당일 입원, 열에 하나(10.6%)만 원하는 날 입원 못해 평균 13.6일 기다림. 진료·치료 만족도는 94.7%’       


의사들 주장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2023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결과다.     


모두 의료 선진국에 근접한 결과였다. 전체가 다 느낀 것에는 의사들의 노력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뀌었다. 


의사들(전공의 포함)이 1인당 연 6113회(OECD 평균 1788회) 진료하며 지탱해 온 잔료시스템이었다.     

불과 6개월만에 의료 시스템 붕괴 위기에 내몰린 전공의들은 어떤 생각일까? 그들은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의 권리가 보장된 그들에게 우리는 무슨 일을 벌였는가? 그들을 너무 몰아세우지 않았나?     


대다수 국민은 주 52시간 근무 권리를 누린다. 그런데 주 80시간 연속 36시간 근무를 견뎌온 전공의들에게는 ‘힘들면 그만둘 자유’ ‘(필수의료라는) 직업에 미래가 없어  그만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자기 돈 들여 공부해 의사가 된 전공의들은 국가와 사회, 국민건강이라는 명분으로 무한 희생을 강요받는 걸 수긍하지 못한다.     


그동안 의료법 제59조 제1항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내세워 전공의들을 압박했다.       


제2항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하여 환자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들었다.     


정부의 권력남용으로 보인다.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억지로 전공의를 간섭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왜 돌아오지 않는 걸가. 억지로 필수의료에 대한 애정을 강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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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끝난 뒤’인지 모르겠다. 전공의들이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2025년 정원을 백지화하고 여·야·의·정이 만나는 것이다. 2025년도에 증원했다가 2026년도 감원하기가 어렵다. 의대는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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