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야간항공 우편의 창설기에 용감한 비행사들이 불충분한 계기에 의존하여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우편을 배달하고 있다. 어느 저녁 무렵 비행사 파비앵은 파타고니아를 날아가서 아름다운 저녁 하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칠레, 파라과이로부터 우편기로 운반되어 오는 우편을 즉시 유럽으로 운반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항공 우편국 지배인 리비에르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조그만 실수도 용서하지 않는 엄격한 인간이다. 나이 많은 베테랑 정비사의 사소한 잘못에도 엄격하게 벌한다. 그는 동료들에게 존경은 받고 있어도 호감은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을 자기 자신 이외의 것을 향해 전진하게 하기 위하여서는 엄격하고 때로는 비인간적으로 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믿고 있다.
곧, 칠레에서 우편기가 도착한다. 다른 두 비행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파비앵의 비행기는 예상하지 못한 태풍 속에 들어가게 된다. 파비앵은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고 바람에 흘러간다.
리비에르도 이 태풍이 있는 것을 알고 파비앵의 비행기를 무전으로 안전한 장소로 인도하려 하지만 태풍의 범위가 넓어 적당한 장소가 없다. 그 사이에 파비앵의 귀환을 기다리던 아내가 비행장으로 전화를 걸어온다. 그러나 리비에르는 대답하지 않는다. 파비앵은 간신히 태풍권에서 벗어나 조용한 빛속을 비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비행기 연료는 곧 떨어지게 되어 있다.
리비에르도 물론 그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절망한다. 그러나 리비에르는 명령한다. 파라과이에서의 우편기가 도착하면 유럽행 우편기를 즉시 출발시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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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요 문장
파비앵은 밤의 한복판에서 불침번처럼 밤이 인간을 보여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무심한 봉우리들과 산등성이와 남은 눈이 연한 잿빛으로 변해버린 산정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비에르는 생각했다. ‘규칙이란 종교의례와 비슷해서 부조리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을 도야시키지.’
세상의 반을 감시하는 밤의 파수꾼으로서, 업무를 둘러보려고 밖으로 나왔다.
리비에르는 기다림을 잠시 잊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밤은 배우 없는 무대처럼 텅 비어 보였다.
그는 군중 속에서 사연이나 사랑을 품고 종종걸음치는 사람을 찾아보려 애썼고, 등대지기의 외로움을 생각했다.
우편기들은 어디선가 여전히 투쟁중이었다. 야간비행은 밤새 지켜봐야 하는 질병처럼 계속되었다. 손과 무릎,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어둠과 맞서 싸우는 이 사람들, 분에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채로,
나는 인생의 정확한 가치도, 정의나 우울의 가치도 모른다.
‘속도란 우리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우리는 낮 동안 기차나 선박에 비해 앞섰던 것을 밤이면 다 까먹어 버리기 때문이다’라고 리비에라는 반박했다.
이 밤 조종사에게는 정박할 곳이 없었다. 밤은 항구로 이끌어주지도(항구들은 모두 접근이 불가능한 듯했다), 새벽으로 이끌어주지도 않았다. 기름은 한 시간 사십 분 후면 떨어질 것이다. 조만간 이 짙은 어둠 속에서 앞도 보이지 않는 비행을 해야 할 터였다. 날이 밝을 때까지만 버틸 수 있다면……
어딘가에서 비행기 한 대가 밤의 심연 속에서 위험에 처해 있었다. 사람들은 해안가에서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저녁 식탁을 밝힌 전등 불빛의 이름으로, 그녀의 육체를 요구하는 또다른 육체의 이름으로, 희망과 애정과 추억의 근원의 이름으로,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요구했고 그녀는 옳았다.
“하지만 인간의 목숨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 해도, 우리는 항상 무언가가 인간의 목숨보다 더 값진 것처럼 행동하죠.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사랑한다는 것, 단지 사랑하기만 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과 같다!’ 리비에르는 사랑하는 일보다 훨씬 더 막중한 의무가 있음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가 솟구쳐 오른 순간, 비행기는 단숨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온을 되찾았다. ……아래쪽에서는 돌풍과 물기둥과 번개를 동반한 태풍이 삼천 미터 두께의 또다른 세계를 이루고 있었지만, 여기서는 눈처럼 희고 수정같이 맑은 얼굴을 하고 별들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너무나 아름답군.’ 파비앵은 생각했다. 그는 보석처럼 빼곡히 들어찬 별들 사이에서 헤매고 있었다. 파비앵과 그의 동료 말고는 아무도 없는 세계에서 그들은 보석이 가득한 방에 갇혀 다시는 그 방을 나올 수 없는 동화 속 도시의 도둑들 같았다. 그들은 얼음처럼 차갑게 반짝이는 보석들 가운데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죽을 운명을 맞이하여 떠돌고 있었다.
“하강함, 구름 속으로 들어감……”
“……아무것도 안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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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자 연보
-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출생
- 1912년 앙베리의 비행장에서 첫 비행
- 1921년 군복무를 위해 공군에 소집
- 1923년 비행기 추락으로 두개골 골절상
- 1926년 단편 『비행사 L’aviateur』 발표
- 1929년 『남방우편기 Courier sud』 발표
- 1931년 『야간비행 Vol de nuit』 발표
- 1935년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
- 1939년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 출간
- 1940년 『전시 조종사 Pilote de guerre』 집필
- 1942년 『어린 왕자 Le Petite Prince』 집필
- 1944년 7월 31일 단독비행, 프로방스 해변에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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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책의 내용
이 책의 내용은 항공 우편 조종사와 아르헨티나 항공 우편 회사(Aeroposta Argentina Company)의 관리직으로서 일했던 작가 생텍쥐페리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등장인물도 생텍쥐페리가 남아메리카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뚜렷하지는 않지만 막연한 연관성이 있으며, 특히 책에 나오는 리비에르라는 인물은 항공 운항 감독이었던 디디에르 다우레트(Didier Daurat)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앙드레 지드의 말:
나는 이 인용에 르네 캥통의 책에서 발췌한 명언을 덧붙이고 싶다.
“우리는 사랑의 감정을 숨기듯이 용기를 숨긴다.”
“용감한 사람들은 정직한 사람들이 자신의 자선 행위를 숨기듯이 그들의 행위를 숨긴다. 그들은 그러한 행위를 감추거나 변명한다.”
이 책은 내가 찬탄해 마지 않는 문학성을 지니고 있는 데다 다큐멘터리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이 두 장점이 아주 잘 융합되어 『야간비행』을 더욱 빛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