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지기

한돌의 시

by 신윤수

이제 시간을 버리려 합니다 보따리에 싸둔 미련도, 한때를 흐느낀 회한도 만년설 녹아내린 가리발디 호수*에 두었습니다


역시 짱은 자연이군요 태고(太古)는 아직도 얼어붙은 옛날을 낡은 소매나마 보여주던데 이제 신부의 면사포처럼 가녀린 게 슬프군요


그냥

저절로

시간 거스르려

지구별지기 되려

두 주먹 꼭 쥐게 되었네요

그래도 너무 외로워하지는 않을래요

떠날 맘 있는 사람은 두고 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보내는 거니까

* 캐나다 밴쿠버 북쪽 가리발디 호수(Garibaldi Lak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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