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 나는 허브차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아니었다. 싫어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거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서 녹차나 유자차 등 이런 류의 차들을 즐겨 마셨다.
하루는 엣 직장 동료를 만났는데, 자기는 허브차를 좋아한다고 마셔보라고 했다. 나는 “화장품 냄새가 나는데요. 딱 제가 싫어하는 맛이에요.”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랬던 내가 요즘 주로 마시는 차가 캐모마일이다.
아직 허브 맛은 잘 모르지만 지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은은하게 내 몸에 스며드는 맛이랄까. 처음에는 강력하게 맛이 없노라 선을 그었지만 두 번, 세 번 계속 시도하다 보니 지금은 나와 잘 맞는 차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익숙함, 반복의 힘이 이런 걸까? 습관이 되면 덜 힘들고 조금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싶다. 하루에 내가 만 보씩 걷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만보라는 걸음이 어마어마하고체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만보 씩 걷다 보니 점점 수월해지고 있다. 실천하고 싶은 하루 루틴으로 잘 자리 잡아가고 있다.
내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들도 그렇겠지. 어떻게든 매일 쓰다 보면 글 근육이 더 생기고, 그러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그래서 습관의 힘을 믿고 오늘도 무작정 글을 써 내려간다. 그나저나 10년 전 나처럼 허브차를 마시면 화장품 맛이 난다고 질색하는 남편도 입맛이 바뀔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