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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Oct 03. 2021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

간호사가 일을잘한다는 건무엇일까?

 대한민국에서 간호사라는 직업이 힘든 직업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간호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어떤 부분에서 힘든 직업인지에 대해서 누구나 다 알지는 못한다. 어떠한 직업의 고충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는 것은 물론 비단 간호사라는 직업에 그치지 않지만, 전문직이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왜냐면, 간호사는 그저 캡을 쓰고 주사기를 들고 다니며 엉덩이를 때리는 이미지로 아직까지도 박혀있지 않은가? 자기 비하가 아닌 일터에서 느낀 대중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간호'라는 행위가 학문으로서 정의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WHO에서 정의한 간호사의 정의가 따로 있지만, 우리는 대학교 4년 내내 동일한 질문을 받는다. '본인이 생각하는 간호란 무엇인가요?' 그리고 난 학교를 다니는 4년 내내 단 한 번도 그 대답에 나만의 뜻을 가지고 대답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실습을 1000시간이나 이수해야지만 할 수 있는 간호사였지만 그 1000시간 동안 이 직업의 본질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나의 몸을 희생시켜 행하는 봉사를 통해 얻는 뿌듯함 정도. 딱 그 정도였다. 


 실제로 일을 시작하면서 내가 이 직업에 대해 가장 많이 느꼈던 부분은 간호사라는 직업이 뻗어있는 영역이 내가 생각한 부분 부다 훨씬 훨씬 더 넓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영역의 넓음은 이 직업의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진료를 기다리는 것, 외래를 빨리 볼 수 없는 것, 검사의 결과가 늦게 나오는 것 등의 모든 불편감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은 간호사에게 투사되기 마련이었고 우리 간호사는 곧이곧대로 그들을 어루만지며 마법의 주문을 외워야만 했다. '기다리세요.' 눈앞에서 심정시가 발생한 환자를 보고도 다 들어간 약을 떼어 달라고 하는 보호자를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꼭 기대하는 바이다. 


 그래서 우리 간호사들은 그런 직업의 특성으로부터 빚어지는 수많은 스트레스를 견뎌내야만 했고 해소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는 두 가지 정도 방법이 있다. 

 

 첫 번째로는 스스로의 노력이다. work and life balance를 갖추기 위해서는 work와 life 두 부분 모두에서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일터에서 본인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이가 되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것은 나의 해당 분야에 대한 '무지'가 될 수도 있고 같이 일 하는 동료와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어려움 일수도 있다. 하지만 두 부분 모두 나의 '공부'가 필요하다. 해당 분야와 동료에 대하여 모르는 부분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어느 정도 work에서 생기는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본인의 경우에는 예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굉장히 즐겨했었고, 직장을 다니기 전에 근처 헬스장부터 먼저 알아볼 정도로 깊이 빠져있었다. 다행히도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는 다소 힘을 쓰는 행위는 나의 스트레스를 분출시키는 데에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연료로 삼아 무거운 쇠를 드는 데에 몰두하였고 그 덕에 아이러니하게도 더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이 본인의 life에서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한 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그 무언가에 다가가야만 한다. 


 두 번째로는 내, 외적인 조력자를 찾는 것이다. 내가 속해있는 조직에서 내가 기댈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여기서 '기댄다.'라는 표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감정적인 부분에서의 기댐이 아니다. 조직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혜안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선인'을 찾아야만 한다.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 조직이라면, 본인이 그 선인이 될 의사가 없다면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 외적인 조력자는 우선, 부모님과 친구는 배제하는 것이 좋다. 나를 아는 사람일수록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감정적인 부분에서의 공감을 우선적으로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를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친구 정도는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대학교 학창 시절의 교수님에게 굉장히 큰 도움을 받았다. 어려움이 있을 때면 면담을 요청해 커피를 마시며 나의 고충을 털어놓았고 현실적인 방안을 얻을 수 있었다. 


  스트레스는 까먹고 묻어두는 것이 아니다. 묻어두고 분명 잘 잊었다고 생각하는 스트레스들은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나의 임계치를 넘어서게 될 즈음, 누구도 생각 못한 시점에서 나를 괴물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그런 상황을 바라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것이다. 유명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은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어차피 고난의 연속이다.' 

 

 고난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인생이므로 즐기라는 말을 하기보단, 적어도 없앨 수 있는 존재라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을 해보자,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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