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간호사 - 너 자신을 알라
사람이라면 자기가 나아가려고 하는 길 앞에 장벽이 존재한다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분명 이렇게 하면 돼야 하는데 안될 때면 좌절할 수밖에 없고 때때로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벽이 있다고 못 지나갈 것은 없다. 그 장벽을 어떻게 허물지에 대해서 알고만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그 장벽을 허무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이는 다름 아닌 그 장벽을 대하는 나의 태도이다. 나의 태도에 따라 그 장벽은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아주 작은 허들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오히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나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 2에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양을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 시간과 노력에는 장벽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에 드는 것도 모두 포함하여야 한다. 푸시업 50회를 한 세트에 성공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파악하는 것 이전에 10회, 20회, 30회를 성공하면서 생겼던 나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어디서 어떻게 해소되었기에 내가 다음 20회로 넘어갈 수 있었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누군가는 보상을 위해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유튜브를 시청하며 푸시업 횟수를 늘리는 방법을 찾았을 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든 50회를 성공하게 되었다면 50회를 성공하는 데에 까지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일련의 과정을 거쳐 닿게 되었을 것이다. 그 일련의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다 오히려 새로운 스트레스가 더 생길 것만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솔직하게 말하겠다. 당신은 너무나도 염치없는 사람이라고. 인생에서 생기는 고난은 절대로 그 무엇 하나 쉽지 않다.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은 '오늘 점심을 무엇을 먹어야 할까?'하고 고민하는 데에서 나오는 스트레스 정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깊고 어둡다. 그러니 그걸 극복하고 깨부수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인 노력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나의 숨겨져 있는 잠재적인 부분만을 파악할 수 있다면, 앞으로 그대에게 어떤 고난이 찾아와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아무래도 나는 간호사이기 때문에 이런 글들이 나의 글을 찾아보는 신규 간호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처음 간호사로 부서에 배치되어 일을 시작할 때에는 생각보다 어마 무시한 부분에서 내가 적응하는 데에 태클이 들어온다. 환자, 보호자, 동료 간호사, 인턴, 레지던트, 교수님, 간호조무사, 간병인까지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나의 적인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거의 지옥처럼 느껴질 것이고 수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다짐은 수 초도 안되어서 무너지려고 한다. 모두 나의 그 시절 감정들을 솔직히 작성한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일전에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쳤었고 예상할 수 있었다. 언젠가 분명 이 시간은 끝날 것이고 나는 적응하리라고. 물론 그렇다고 그 시간이 한 세트에 푸시업을 50회 하는 데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만큼 짧지도, 발생하는 부정적 스트레스와 정도가 같지도 않다.
하지만 믿어야 한다. 나는 분명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그 방법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나를 기죽였던 모든 이들에게 보란 듯이 강해져서 나타나리라.
믿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