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라고 말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지금 죽어도 좋다(?!)

by Lydia Youn
꿈꾸기 어려워지는 세상에서 꿈꾸라고 말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아주 좋아했다. 슬퍼도 기뻐도 화가 나도 글을 썼던 것 같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생각이 너무 많았던 아이여서 어느 순간 그 생각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본능이 나를 글 쓰게 했던 것 같다. 당시 유행하던 ‘인터넷 소설’을 혼자 몰래 쓰고 노트 안에 감춰서 혼자만 읽고 고치고 재미있어하던 아이였다.


근데 학생 시절에는 아무도 나보고 작가를 해보라고는 해주지 않더라. 단 한 명의 사람도 ”글을 잘 쓰는 것 같으니 ‘작가’를 해보는 건 어떻겠니?”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너는 글을 잘으니 논술 전형으로 ‘좋은 대학’을 가라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그래서 대입 논술을 준비했었는데 그때 준비했던 논술은 논리적인 글쓰기나 요약을 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대학에 합격시켜줬을 뿐 내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내 글의 스킬을 올려줌. 끝!)


내가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해보고 고난도 성취도 어느 정도 학생들보다는 겪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나와 같이 ‘좋은 대학’ 가라는 말만 듣고 적성과 맞지 않는 학과를 선택해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다수 마주하면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가고 싶은 대학의 이름보다는 학과를 먼저 정하라는 말이다.


대학 이름’만’이 밥 먹여주던 시대는 이미 지나고 있고 앞으로는 극과 극의 대학 말고는 모든 중간 수준의 대학은 점점 더 비슷한 아웃풋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경력직 이직을 돕는 직업인 헤드헌터를 하면서부터는 그러한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물론 대학 이름이 사회생활의 첫 발을 떼는 데는 너무나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하고 이직을 하고 ‘삶’을 살아가다 보면 대학은 허울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그 허울은 대학이 나를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좋은 직업을 선물해줄 수는 있을지언정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냐 하는 물음에서 나온다.



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살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참 감사하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무척 행복한 일이다. 그저 감사한 일. 물론 글로 밥 벌어먹고 살기가 힘들다지만 돈을 벌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돈을 벌면서도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어찌 보면 투잡은 당연하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기본적인 생활이 내가 원하는 일로만 충족이 되지 않을 때는 무조건 다른 일도 해야만 하는 게 인생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돈이 되지는 않지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일들을 해나간다면 삶이 행복의 축으로 조금 더 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일이 무엇인가?



꼭 직업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취미와도 관련이 있다. 내가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 내 숨통을 막고 있어서 도저히 ‘꿈’이라는 단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내가 너무나 원하는 일이지만 취미에서 멈췄고, 항상 글을 썼지만 내 글이 무슨 돈까지 되겠어라는 생각에 어디에도 글을 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브런치라는 작은 도전이 어찌 보면 내 삶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는 큰 선택이었을 수도 있음은 내가 하기 나름 아닌가.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도전하는 사람들만의 특권이다



누군들 처음부터 작가로 승부를 보려고 작가가 되었으며 시인이나 작사가로 밥 먹고 살아가게 될 줄 알았을까. 내 주변에는 취미 생활로 삶의 활기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 것 같다. 물론 그 취미가 직업이 되는 사람도. 아마도 내가 꿈을 외치고 다니는 사람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열심히 디자인 회사를 다니던 아는 언니가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하고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여행을 다닌다든지, 그림에 대한 열망을 숨기고 살았던 지인이 일은 그대로 하면서 취미로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든지, 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친구가 춤 학원을 다니면서 너무 행복해한다든지 하는 일들.


취미, 곧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직업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직업까지 꼭 이어지지 않으면 어떠랴. 우리는 일만 하고 사는 인간도 아니고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더 행복해지는 삶을 살 수도 있다. 내가 내 삶에서 가장 괴로웠을 때는 내 인생에서 정말 이것만은 하고 죽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를 작성했었다. 이것을 하지 못하고 죽으면 정말 죽어도 속 시원하지 않을 것 같았던 일들. 그 일들을 백개에 가깝게 허심탄회하게 적고 보니 죽을 수는 없겠더라. 살아야만 하겠더라.


사실 책을 낸다는 것은 그 리스트에 조차 없었던 큰 꿈이었다. 죽기 전까지 작가 한 번 해보는 것이 내 인생 마지막 목표였는데 브런치가 내 꿈을 이뤄주다니. 나는 이곳에서는 온전히 작가일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하다. 지금 죽어도 좋다(?!), 아니 그다지 나쁘지는 않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출산이 고통이 된 사회, 아이를 낳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