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의 렌즈

.

by Lydia Youn

내 눈에 하루 내 박혀있던 뻑뻑한 렌즈가
그리도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었는지

뻑뻑한 렌즈를 바라보며 당신이 아름답다고 하던 자들이
정말 아름답게 날 끌어안아주었는지
렌즈 속 나의 렌즈보다 작은 눈동자를
정녕 보기 싫어 뒤돌아갈 사람은 아니었는지

당신은 과연 내 진짜 눈동자의 색을 알고 있는지
본연의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았을 때
렌즈를 끼라며 나무라던 당신이 아니었는지

뻑뻑한 눈동자에서 아름다운 렌즈를 벗겨내며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진 잠시의 아름다움에 온전한 자유를 느끼지만
다시 낄 수밖에 없는 허울의 렌즈는 그렇게 내 시력을 앗아가고

매거진의 이전글이별을 바라보고 사랑하지 않는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