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를 치유하는 방법
괜찮은 척을 하다가 정말 괜찮아졌다 생각이 되기도 한다. 사실 괜찮지 않다. 그렇지만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괜찮지 않음을 인정하는 순간 정말 괜찮아진다. 치유의 기본은 인정이다. 내 스스로 나의 아픔을 인정하고 드러내는 순간 아픔은 더 이상 아픔이 아니게 된다.
치유에는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 상처에 밴드를 붙이면 적어도 며칠간은 놔둬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처가 나았다면 밴드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이미 상처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 밴드를 계속 붙여놓으면 새 살이 제대로 날 수 없고 피부가 물러진다. 이미 나아가고 있는 상처를 덮고 드러내지 않아서 새로운 상처가 되는 것이다. 나는 잘 덮었다고 생각하지만 밴드는 타인의 눈에 너무나도 잘 드러난다. 내가 덮어야 한다고 생각한 상처, 내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상처는 내가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억지로 붙이고 가려왔던 밴드를 통해 더욱더 타인에게 잘 드러날 뿐이다.
밴드를 떼어내자. 감춰둔 상처는 곪는다. 물러진다. 치유되지 않는다. 상처가 난 이후의 흉터를 드러내는 순간에 대해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흉터가 있다는 것은 상처를 견뎌냈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흉터를 드러내지 않고 감추고 살기 때문에 흉터를 드러낸 사람들은 오히려 존경받는다. 아픔으로 인한 상처가 치유되고 흉터로 남았지만 그 모든 상처를 견뎌내고 드러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하지 못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지나온 상처를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는 게 어쩌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처와 흉터, 치유의 인과를 모르는 부류의 타인이 좀 이상하게 보면 어떤가? 더 많은 사람은 견뎌낸 자를 응원할 것이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고 아무리 작은 흉터라도 흉터가 없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같은 흉터에도 치유의 정도는 다르다. 내가 내 상처를 인정하고 치유의 기간을 거쳐 일정한 때에는 흉터로 변한 상처를 세상으로 드러내야 한다. 드러내는 순간 더 이상 아프지는 않다. 더 이상 물러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치유다. 세상의 모든 상처들이 시간이 지나 흉터로 변했을지언정 드러냄으로 더 이상 곪지 않기를 바라며. 당신의 흉터를 존경하는 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