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들을 위하여

by Lydia Youn

“다 망한 건물의 꼭대기에는 왜 올라가나요?”
“그러게. 왜 아무것도 없지? 건물이 아깝다.”
아니, 아깝지 않다. 당신은 적어도 ‘이 건물은 왜 텅텅 비었지’하며 올라가서는 ‘건물 위에서 본 풍경이 참 아름답다’며 사진을 찍지 않았는가. 정말로 아깝지 않다. 다 망한 건물의 꼭대기에는 왜 올라가냐는 누군가의 말로 인해 왜 내가 이곳에 올라와있나를 다시 점검해 볼 필요는 없다. 그곳이 올라가야만 했던 곳이라면 잘 올라갔다. 잘 행복했다.

“잘하지도 못하는 걸 왜 자꾸 하냐?”
“그러게. 참 나도 미련하다.”
아니, 미련하지 않다. 당신은 적어도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하면서도 ‘가끔은 이렇게 잘될 때도 있군’하며 행복해하지 않았는가. 정말로 미련하지 않다. 잘하지도 못하는 걸 왜 자꾸 하냐는 누군가의 말로 인해 내가 왜 이걸 계속하고 있나를 점검해 볼 필요는 없다. 그것이 했었어야만 했던 일이라면 잘했다. 잘 행복했고 또 잘 불행했다.

가끔은 텅 비어있는 건물에도 올라가야 할 때가 있고 못하는 것도 자꾸 해야만 할 때가 있다. 텅 빈 건물이라고 텅 빈 마음만 주는 것은 아니었으며 못하는 것이라고 꼭 못하기만 하라는 법도 없었다. 한마디 남의 말보다 중요한 것은 텅 빈 건물도 올라간 당신의 용기, 못하는 것도 열심히 했던 당신의 꾸준함이다. 당신의 용기와 꾸준함이 누군가의 첨언으로 무너지지 않는 세상을 응원하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런 글도 쓸 수 있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