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했던 나날들에 대하여
내가 여행해본 나라 중에 마지막으로 한 곳만 더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난 인도에 갈래.
칼림퐁에 다시 갈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쉬워. 난 선교 겸 봉사로 인도에 갔었는데 사실 종교를 떠나서 너무너무 즐거웠거든. 다시 가고 싶은 데 갈 수 없어서 너무너무 슬퍼. 한국인이 가면 얼굴이 희다고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는 인도와 네팔의 국경 지역인 작은 시골마을이었어.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하지만 그곳에서 태권도장을 하시면서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고 배움의 기회가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사람들에게 사랑을 알려주고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하며 본인의 삶까지 타인을 위해 쏟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어.
그분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조금이라도 남을 더 돕기 위해 노력하시다가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여서 쫓겨나셨어. 그분들은 태권도에 관심이 있는 한 인도 청년을 아들처럼 생각하고 한국에 데려와서 태권도 학과에 진학시키려고 하셨어. 근데 재정적인 문제나 비자 때문에 결국 한국에는 왔지만 입학은 무산된 거 같더라. 그 친구는 한국에 와서 자기가 살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보고 인도에서도 한국을 그리워하면서 살아.
사실 나가보지 않으면 우리가 얼마나 좋은 곳에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난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에 감사해. 그리고 내가 더 많은 돈이 있었다면 그 친구에게 학비를 대줬을 거야. 그 한 명의 친구가 한국에서 꿈을 이뤄간다면 세상이 조금은 바뀌는 거거든. 그 친구가 이룬 꿈을 본 그 친구의 친구들이 더 큰 꿈을 가지고 살 수 있잖아.
그래서 많이 돈을 벌고 싶어. 꿈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꿈꾸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 속에서 한 명이라도 더 꿈꾸자고 말하고 사람들을 격려해준다면 한 명이라도 더 꿈에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할지언정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어. 내가 더 많은 돈을 벌면 그 친구에게 한국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돈을 더 많이 벌어야겠다.
인도에서는 태권도장에서 원래 화장실이었던 곳에서 아이들이 옷을 갈아입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어서 그곳에서 벽화를 그리는 봉사를 담당했었어. 난 아직도 기억해. 며칠 만에 그림이 다 그려진 모습을 보고 우시면서 나도 젊었을 때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열정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고서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시더래. 근데 우리가 예쁘게 그려놓은 모습을 보니까 나도 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우리를 보고 다시 느꼈다고 너무 고맙다고 우시는 거야. 난 그곳을 떠나기가 너무 싫어서 슬퍼서 울면서 떠났어.
그 후에 다시는 그 태권도장에 갈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는 또 엄청 울었어. 남이었다면 어차피 없어질 거 뭐하러 했냐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 근데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우리가 하는 봉사나 선교를 본 수많은 사람들 중에 단 한 명이라도 그 모습을 보고 인생의 행로를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바꾼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한 거야.
원래 한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세상을 구원하는 것처럼 어렵거든. 누군가의 삶을 타인이 구원해줄 수는 없어. 근데 조금이라도 내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면 좋겠고 그게 내 인생의 목표야. 오늘도 이 글을 읽은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평소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면 좋겠고, 그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야. 힘든 삶 가운데서도 누군가는 응원하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