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용기

by Lydia Youn

안녕하세요? 용기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저는 당신입니다. 당신의 저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저를 만나주셔서요. 사실 지하철은 저희가 사는 이곳 같습니다. 너무 빠르고 복잡하죠. 지하철이 없는 곳에 사신다면 지하철이 없는 곳에서 저를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더 느리게 어때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발 아픈 구두에 발을 끼워 넣고 저를 만나주셔서요. 혹은 맞지 않는 운동화에 땀을 흘리면서 저를 만나주셔서요. 오늘도 아픈 어깨를 붙들고 핸드폰이든 컴퓨터를 붙잡고 저를 만나주셔서요. 혹은 베일 듯 날카로운 칼을 들고 저를 만나주셔서요. 혹은 지루한 커피잔을 들고 저를 만나주셔서요. 혹은 베개 위에서 저를 만나주셔서요. 당신은 저네요.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정말 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습니다. 이미 많이 말했지만요. 감사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어떤 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