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냈으면 좋겠어

보고 싶지 않은 너에게

by Lydia Youn

안녕. 너를 좋아하면서부터 내 삶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 그냥 하고 싶은 말이었어. 내 삶이 많이 없어졌다고 말이야. 누군가가 그러더라.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서 바뀌는 내 모습이 좋으면 그게 곧 좋은 만남이래. 우리의 만남이 좋은 만남이었는지를 나는 하루에도 수백 번 되짚어보고는 해. 사실 이제 와서 이게 무슨 소용인 가도 싶지만 되짚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에 잠을 설치기도 하거든.


난 너를 알게 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깊이 알 수 있었어. 나는 생각보다 두려움에 벌벌 떠는 사람이더라. 난 두려울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며 지냈던 사람이기도 해. 그냥 내가 할 일을 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 몰두한 사람이었거든. 그렇게 하면 결국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근데 너를 알게 되고 너를 좋아하게 되면서부터는 나를 되돌아보게 되더라. 남을 좋아하려면 나를 먼저 되돌아봐야만 하나 봐. 나는 과연 너를 좋아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는가를 돌아보면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참 슬퍼.


나는 내가 더 중요한 사람이었어. 내가 너를 위해 배려했다고 한 행동 모두는 결국 나를 위한 거였거든. 이 정도면 너를 위해 열심히 했지 뭐를 더 해야 하냐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너를 지워갔어. 어쩌면 내가 살기 위한 방식이었을지도 몰라. 내가 좀 더 너를 위한다면 나 스스로가 무너져 내릴 것 같기도 했거든. 그래서 나는 아마도 너로 인해 나를 잃기는 싫을 정도만 너를 좋아했던 것 같아.


이 편지는 부치지 못할 편지야. 난 하루에도 수백 번 너의 생각을 하며 이 편지를 머릿속으로 썼다가 또 지우곤 해. 이 편지가 너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은 내 욕심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치지는 않을 거야. 난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너에게 다시 다가가지 못하거든.


너로 인해 바뀐 내 모습들 중에 가장 좋은 점은 상대를 조금 더 배려해줄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거야. 너에게 참 고마워. 나는 네가 해준 말 덕분에 내가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해주고 또 괴롭혀가는지 알 수 있었어. 우리의 만남이 어땠는지 되짚는 것과 너를 사랑한다고 다시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인 것 같아. 내가 만약 이 글을 쓰지 않고 글을 썼다 지웠던 마음 그대로 너에게 다시 다가갔다면 그건 네게 상처로만 남았을 거야. 내가 네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인 것 같아서 난 섣불리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 이 편지를 써.


'잘 지내?'라는 말로 이 모든 말을 대신하고 너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내 사랑이라면 넌 믿어줄까? 잘 지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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