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해요. 내가 글을 쓰면 그 안에 그 사람을 가둔다는 생각이요. 그래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좀 껄끄럽기도 했어요. 심지어 저는 ‘저작권’에 대한 생각이 너무 강한 나머지 ‘나 스스로가 찍은 사진이 아니고서는 어떤 사진도 올릴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SNS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세상은 저에게 더 너그러워요. 누군가에 대한 글을 써서 그 사람이 불쾌해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고민을 하고서 글을 보여주면 막상 상대는 그 글을 좋아하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죠. 하지만 세상에는 모든 사람 수의 제곱만큼의 선이 있습니다. 셀 수도 없다는 것이죠. 어느 누군가에겐 ‘너 죽고 싶냐?’가 별 것도 아닌 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에겐 ‘너 정말 웃기지 좀 마.’가 정말 상처가 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누가 뭐를 좋아하며 어떻게 하면 선을 안 넘을까를 너무 고민하다 보니 어느 순간 폭발 지점이 생긴 것입니다. ‘모든 게 선뿐이니 선을 없애자!’가 돼버린 것입니다. ‘그 사람의 선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최대한 선을 없애버리는 작업’이 바로 인간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넘어버리는 사람은 만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다가 선을 없앱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내 친구 같습니다. 오늘의 행복은 선 없애기입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당신에게도 더 너그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