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by Lydia Youn

당신은 내가 뒤척일 때마다 잠결에도 나를 더 꼭 안아주거나 쓰다듬어주거나 토닥여주곤 했다. 난 당신의 그런 점이 참 좋았다. 한 발 먼저 나를 챙기고 어떤 상황에서나 여유를 잃지 않는 당신이 좋았다. 당신은 술을 잔뜩 마시고는 요즘엔 사람들을 참 믿기 힘들다며 나에게 이런저런 푸념을 했다. 그런 푸념을 하고 있는 당신의 눈빛이 너무 선해보여서 내가 당신의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고 싶었다. 당신은 어렸을 적에 며칠 간을 잠을 자지 못해서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내 품에 아기처럼 안겨서 잠든 당신을 보니 너무 사랑스러워서 당신의 수면제가 되어주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는 당신이 좋았다. 처음에 말 수가 적었던 당신은 나와 급속히 친해지자 내 앞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애교를 부리거나 삐지기도 했다. 부러 당신을 놀리고 싶어서 이런저런 장난을 치기도 했는데 그때가 우리 둘의 시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신을 사랑하는 걸까. 당신을 만나고 돌아온 날, 혼자 밥을 먹으며 괜스레 울적한 여러 생각들에 빠졌다면, 침대에 누워서 당신을 생각하며 내가 그립냐고 물어봤다면, 이렇게 지금 당신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면 우리는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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