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존재냐

by Lydia Youn

당신의 존재가 감사한 것이지 당신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당신을 소유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당신을 잃게 될 수 있다. 난 그저 당신의 존재가 오래오래 내 곁 어딘가에 있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처음 봤던 순간부터 그냥 당신이 좋았다. 사랑 앞에 그냥이란 말이 붙는 순간 그 사랑은 무서워진다. 당신을 좋아할 이유는 무한대이고 당신의 싫은 점도 좋아할 수 있게 될 확률 역시 너무 높기에. 그때부터 난 그냥 당신이 좋았다.


당신도 조금은 나를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당신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항상 조용히 표현해 왔기 때문에. 하지만 선을 넘지는 않으려 했다. 나의 마음을 표현하되 당신이 도망가지는 않을 수 있도록 조절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다.


당신, 지금 어딘가에서 아직 자고 있으려나. 오늘은 담배를 조금 덜 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담배 연기로 날려버릴 수 있는 갖은 고통이 있다면 얼마든지 피워 날려 보내기를. 오늘은 좀 더 건강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술을 마시고 친구들과 떠드는 것으로 갖은 근심이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든 마시고 떠들기를.


오늘도 나는 내 자리에서 어딘가 멀리 있을 당신의 존재를 위해 기도한다. 당신의 존재가 어딘가에서 건강히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만 있다면 그게 내 곁이든 아니든은 별로 중요치 않다. 나는 당신을 소유하지 않음으로 당신을 존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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