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울거나 분노할 수 있는 사람

by Lydia Youn

장항준 감독이 유퀴즈에 나왔던 방송을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다. 요즘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사람이 장항준 감독이기도 하고, 최근 그의 영화를 재밌게 보기도 해서! 삶에 대한 그의 태도가 여느 한국인들과는 너무 다르게 초 낙천주의여서 이런 사람은 어떤 마인드셋으로 살아가는지가 궁금했다. 그가 한 이야기 중에 김은희 작가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부부란 중요한 것들이 같아야 하는 관계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웃는 포인트가 같으면 일상이 즐겁고, 울거나 분노하는 포인트가 같다는 건 세계관과 이데올로기가 같은 궤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정말 와닿는 말이다.


누군가를 알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코드이다. 코드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나 웃음의 코드. 언제 어느 때나 즐거운 대화가 가능한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하고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울거나 분노하는 포인트가 같다는 것. 심각한 사회 문제나 고쳐지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의 어두운 면에 울거나 분노할 줄 아는 사람이 좋다. 나에게 삶은 그저 웃고 넘겨야 하는 시간들의 연속만은 아니기 때문에. 함께 웃을 수 있지만 함께 울거나 분노할 수 없다면 더 멀리 함께 갈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함께 울고 분노하며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좋다. 우리가 울고 분노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세상이 딱히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더 나은 세상에 딱히 필요치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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