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여자 A와 선에 도달하지 못하는 여자 B

여자들의 사랑과 우정 사이

by Lydia Youn

A는 항상 선을 넘고 싶어 하는 여자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선을 모른다거나 선이 없는 여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A가 넘고 싶어 하는 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정말 이상형의 외모에 가까운 남자에게 무작정 들이대 보기, 사랑하면 안 될 상사를 사랑하기 등과 같은 위험한 연애에 도전해보기, 사귀자마자 결혼하자고 말해버리기, 사랑한다고 너무 빠르게 말해서 상대방을 당황시키기, 옛 연인을 다시 만나서 똑같은 지옥을 반복하기,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한 달 정도 도피해버리기, 식당에서 큰 소리로 “맛있어!!!”라고 외치기, 신도림역을 지나면서 자우림의 일탈을 남들이 들을 정도로 크게 불러보기, 사무실 위층의 남자와 키스해보기,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과 포옹해보기 등. 그녀는 남들이 Yes를 말할 때 No를 외치려고 누구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는 여자다.



B는 항상 선에 도달하지 못하는 여자였다. 도달하지 않음을 택한 건 그녀 자신이다. 그녀에게는 어딘가에 ‘도달’한다는 것보다는 도착 직전의 상태가 알 수 없는 편안함을 주었던 것 같다. 더 애착이 가는 사람들 앞에서는 더더욱 그랬었다. 끝까지 도달하면 정말 끝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적정한 간격을 두고 선을 지켜서 선에 도달하지는 못할지언정 선을 두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그녀의 인간관계법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런 방식의 짝사랑을 하다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을 놓친 적이 많다. 그래도 괜찮다고 애써 위로한다. 선을 넘어가서 인연까지 끊기지는 않았으니.




A는 B에게도 선을 넘었다. 술 마시고 뽀뽀를 해버린 것이다. 사실 여자들 중에는 술을 마시고 뽀뽀를 한다거나, 평소에 손을 잡고 다닌다거나, 팔짱을 끼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지만, B에게는 그 선이 참 어렵다. 어렵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서 신기하기도 하다.

B는 A에게도 항상 선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A에게는 자신과 다른 그녀의 그러한 모습들이 참 멋져 보였던 것 같다. 항상 뭔가를 표현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자신과 달리 표현을 참고도 담담해 보이는 그녀가 안쓰러워 보인 적도 있지만, A가 못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B를 닮고 싶기도 하다.




그들은 서로의 다른 모습에 이끌려 더욱 가까워졌다. 그들은 한 번쯤은 우정과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 내 옆에 있는 이 친구가 나를 매번 속 썩이게 하는 남자 친구보다 나은데 우리는 우정일까, 사랑일까? 사랑이라는 말의 정의는 뭘까? 그녀들은 그렇게 사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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