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인연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
“여전히 예쁘시겠죠”
라고 뜬금없는 문자를 보내본다. 그 자신이 봐도 엄청나게 우스워서 보내 놓고도 취소할까를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 것 같다. 예쁜데 뭐 어쩌란 말인가. 그는 K가 보고 싶다.
“여전히 예쁘시겠죠”
라는 뜬금없는 문자를 보내온 그는 K에게 그렇게까지 달가운 사람은 아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문자를 받아온 적이 있던 그녀는 더 이상 “예쁘다”는 말에는 큰 감흥이 없다. 물론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좋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다른 면을 알아봐 주기를 원한다. 가령 피아노를 잘 친다던지, 뜨개질을 할 수 있다던지, 태권도에 대한 지식이 있다던지, 정치에 관심이 많다던지, 20세기의 전쟁사에 대한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던지, 세종대왕과 관련된 논문을 쓴 적이 있다던지, 양말 모으기를 좋아한다던지, 입술 옆의 작은 점이 있다던지 이런 겉으로 쉽게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하지만 그런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사랑하는 남자는 흔치 않더라.
“예뻐졌네”
라고 뜬금없는 문자를 보내본다. 전에도 예뻤지만 왠지 요즘 들어 A가 더 예뻐 보이는 것이다. 예뻐진 것 같은걸 어쩌란 말인가. 예뻐진 A를 보고 싶다.
“예뻐졌네”
라고 뜬금없는 문자를 보낸 그와 그의 우스운 문자에 대해 A는 고민한다. 이게 정말 예뻐졌다는 말인가, 예전에는 내가 어땠다는 말인가, 칭찬인가 욕인가. 내가 예뻐져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것인가, 예뻐져서 보고 싶다는 말인가, 예뻐져서 후회된다는 말인가. 그가 한 한마디에 A는 그와의 오래된 연애 전체를 훑는다. 그는 나와 어울렸던 사람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