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어릴 적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나
“너는 어렸을 때 이러지 않았는데.”
라고 엄마가 말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참 기분이 나빴다. 똑같은 나인데 도대체 뭐가 달라졌다는 것인가? 지금 ‘이렇다’는건 지금 ‘이렇기’때문에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인가? 어릴 때의 나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엄마의 말에 내심 서운했었다.
“너 어릴 때 생각이 난다.”
라고 엄마가 말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참 기분이 이상했다. 예전과는 정말 다른 나인데 도대체 뭐가 똑같다는 것인가? 내가 어릴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회고해보았다.
얼마 전에는 글을 쓰다가 어린 시절의 사진을 보고 싶어서 사진첩을 뒤졌다. 어렸을 적의 사진을 본 적은 많았지만 그때의 내 표정이나 행동 등을 유심히 본 것은 아마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는 어떤 사람이었나에 집중하며 사진을 바라보니 지금과 정말 비슷한 내가 그 사진 안에 있더라.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사진 속의 나는 짓궂은 웃음을 지은 말괄량이 같은 모습, 가끔은 진지하게 책에 집중한 모습, 가끔은 나이와는 맞지 않는 너무 성숙해 보이는 자세의 모습, 가끔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장난스러운 모습, 가끔은 그저 보기만 해도 즐거워 보이는 모습, 가끔은 깊은 생각에 잠긴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8살의 나나 28살의 나나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엄마의 눈에는 아마도 나의 어릴 적과 지금이 자주 오버랩되어 보였나 보다. 내가 우리 강아지를 딸처럼 생각하면서 키우다가 가끔씩 대견한 모습이나 평소와 다른 행동들을 보면 참 많이 달라졌구나 혹은 많이 컸구나 생각하기도 하고, 가끔 어릴 적과 같은 표정과 목소리로 나에게 다가올 때면 정말 내가 처음 마주한 그때와 같구나 생각하기도 하는 것과 같겠구나.
나에게 나는 내가 생각하는 기억 안의 나지만 엄마에게는 나의 모든 순간들이 기억에 남았겠지. 내가 처음 발을 떼던 순간도, 처음 다치고 집에 왔을 때도, 처음으로 엄마에게 안겨 울 때도, 처음으로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즐거워할 때도, 처음으로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와서 울 때도, 우울에 빠져있을 때도, 기쁨에 주체를 못 할 때도.
오늘 이 글을 쓰기 전에는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에 최대한 아이 같은 목소리로 크게 대답했다. 그랬더니 엄마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시더라. 엄마가 좋아한다면 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