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유로 같은 사람이 좋아지기도 하고 또 싫어지기도 한다는 게 우스워
Z는 옆에서 조잘조잘 무슨 말을 계속해대는 그녀가 탐탁지 않다. 계속 화를 내기도 했다가 웃기도 했다가 혼자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 건지 이젠 귀가 따갑기까지 하다. 사실 처음에는 그녀의 그런 모습 때문에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감정 표현에 무딘 그에게 자꾸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어서. 그게 짜증이든 행복이든 분노든 슬픔이든 Z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었다. 도저히 제 감정으로는 쉽게 살아갈 수 없는 세상살이에 감정을 잊고 살았던지가 언제부터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가 좋았다.
그는 같은 이유로 같은 사람이 좋아지기도 하고 또 싫어지기도 한다는 게 참 우습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녀의 조잘대는 입을 바라보기가 힘들어서 멍한 표정으로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그의 표정에는 다시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Z는 그녀와 자신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