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해드릴 브랜드는 헬무트 랭, 미우치아 프라다, 캘빈 클라인과 함께 1990년대 패션에서 미니멀리즘을 확산시킨 질 샌더의 브랜드, '질 샌더' 입니다.
질 샌더는 불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 순수한 미적 요소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브랜드로서, '단순함'과 '간결함'을 가장 경제적으로 표현하는 브랜드입니다.
질 샌더의 설립자 질 샌더는 독일 기반의 디자이너로, 24세에 소규모 부티크를 운영하며 패션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여, 1968년에 자신의 이름을 건 'Jil Sander GmbH'를 설립했습니다.
1975년, 여러 아이템들을 겹겹이 레이어드한 'onion look(양파룩)'을 파리 패션쇼에서 선보였지만, 파워슈트에 열광했던 당시 여성들에게는 인기를 끌지 못하며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말부터 파워슈트의 유행이 끝나면서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이 특징인 질 샌더의 디자인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90년대 중반까지 질 샌더의 전성기가 지속됐습니다.
이에 힘입어, 1989년 질 샌더는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 상장한 첫번째 패션 기업이 되었고, 1997년 남성복 라인까지 사업을 확장했으며 1999년 질 샌더는 프라다 그룹에 지분의 75%를 매각하고 본인은 디자인에만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디자인에만 전념하기에는 질 샌더의 새로운 CEO였던 파트리치오 베르텔리와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질 샌더는 자신의 이름 건 브랜드와 결별을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 다시 'Jil Sander'로 돌아왔으나, 1년만에 또 다시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이후에는 라프 시몬스가 디자인 하는 브랜드로 익숙해져갔고, 그러던 중 질 샌더의 두번째 복귀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2012년 69세의 나이로 돌아온 그녀는, 2013년 S/S 남성 컬렉션을 선보이며 질 샌더의 'Jil Sander'로서 브랜드를 전개해나갔습니다. 서론에 말씀드렸다시피 질 샌더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디자이너입니다. 그녀가 말했던 "삼차원적이면서 클래식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은" 디자인을 보여주기 위한 룩들을 쇼에서 제시하며 건재함을 드러냈습니다.
2017년부터는 루시 & 루크 마이어 부부가 디자이너를 맡았으며, 오랜 시간 슈프림에서 일했던 루크의 언더 컬쳐적인 감성과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등 정통 하우스 브랜드에서 경험을 쌓은 루시 마이어의 하이엔드적인 감성이 적절하게 섞인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루시 & 루크 마이어 부부의 감성이 더해진 질 샌더의 디자인에서 미래의 미니멀리즘을 상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