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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Aug 04. 2015

레미제라블,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1

Fire & Cannon

오늘 처음으로 브런치에 새로운 글을 올립니다. 그동안 페이스북에서 썼던 글들을 하나씩 정리해서 올렸는데, 브런치에 처음으로 새로운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뜨거웠던 여름날에 회사를 오가며 생각해둔 이야기를 드디어 세상에 내어놓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제 각각이겠지만, 저에게 있어 이 글은 무엇보다도 뜨거운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제 시작해봅니다.


1. Fire & Cannon


2012년 12월, 대한민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 겨울, 나 또한 대한민국의 선택에 동참했고, 선거결과에 가슴이 먹먹해졌고 한 편의 영화가 개봉하고 그 영화를 뜨거운 눈물로 보았다. 레미제라블,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하려한다.


리마르크 장군의 장례식을 계기로 마리우스을 포함한 친구들은 민중봉기를 계획한다. 리마르크 장군의 장례행렬이 바스티유 광장(나폴레옹이 세운 코끼리상 근처)을 지날 즈음에 마리우스와 앙졸라스는 노래를 부르며 선동한다. 정부군이 실수로 쏜 총성에 할머니가 쓰러지고 민중들은 계획해둔 바리케이드 너머 ABC(아베쎄 : 내리다, 낮추다, 불쌍하다)카페에서 전투를 준비한다.


직접적으로 ABC카페 청년들과 함께 싸우지 못하는 시민들은 2층에서 가구, 피아노 등을 던져 나무 바리케이트를 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날 저녁 정부군은 총검으로 무장하고 대오를 지어 나타난다. 그들의 첫 일갈은 "너네들은 누구인가?"였다. 이렇게 적과 아군을 구별짓자 마리우스는 "French revolution"이라 답하자. 그들의 대답은 "Fire"였다.

(OST The fit

언제나 혁명의 시간은 자베르 경감이 말한 "학생녀석 : schoolboys"으로 시작된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들이 그저 반항심으로 선동되어 체제를 뒤집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혁명, 6월 봉기, 518 등 수많은 사건들은 기득권이 생각하는 schoolboy가 일으킨 골치아픈 불법 선동과 집회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여염집 시민들은 창문을 열고 자신의 소중한 세간살이를 던져 바리케이트를칠 수 있게 도와준다. 군경의 몽둥이 찜질과 최루탄으로 눈도 뜨지 못한 schoolboys을 숨겨주고 물 한모금 전해준 건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금난로와 바리케이트를 넘어 abc카페 회원들에게 "Fire"을 외치면 무력으로 진압하는 정부군 젊은 병사(armyboys: 이 또한 비극이다.)의 총에 에포닌이 죽게 되자 마리우스가 할 수 있는 방법이란 고작 자신과 상대방을 같이 죽게 만드는 것이다. 싸구려 오크 위스크 병에 불을 붙여 외치는 절규가 "Fall back : 뒤로 물러서" 였습니다. 69명의abc 카페 인원 만으로는 그들의 화력을 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봉기에 힘입어 민중들이 함께 나서주길 기대했지만 다수 시민들은 문걸이를 걸어 잠급니다.


그렇게 1차적으로 후퇴한 정부군은 다시 나타납니다. 그 땐 너네들이 누구인지도 묻지 않습니다. 다만 "Cannons : 대포"라고 군령을 호령합니다. 그리고 외적으로 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대포가 schoolboys에게 발포됩니다. 그리고 엄청난 화력을 앞세운 정부군은 철없는 학생녀석들을 죽입니다.


첫번째 공격(the first attack)에서 fire을 외친 정부군은 마지막 전투(the final battle)에서 cannons을 외쳐 대포를 앞장세워 전투를 끝냅니다. 그리고 그 전투에서 이긴 것으로 보입니다. 철부지 학생녀석들을 다 휩쓸었으니 이제 더이상 소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이긴 듯 생각됩니다.


하지만 schoolboys는 또 다시 거리에 나섭니다. 그리고 마침내 바스티유 광장에 들어선 병영을 걷어내고 abc카페에 있던 바리케이트가 바스티유 광장에 까지 이르게 됩니다. school은 학교란 뜻도 있지만 무리, 군중이란 뜻도 있습니다. 이 세상을 바꾸는 건 철부지 학생녀석들입니다. 그리고 그 학생녀석들이 군중(school)이 될 때 혁명이 시작됩니다.


수많은 기성세대들이 철부지에게 그들의 기득권과 경험을 내세워 처음엔 fire을 외치고 읍박지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그들에게만 있는 cannons(캐논)을 대동해서 위협으로 그치지 않고 결국엔 학생녀석을 몰아냅니다.


바스티유에 병영이 세워진 것처럼 시청광장에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세웠습니다. Fire와 Cannons을 외치는 그들에게 우리가  들려줄 대답은 " Fall back" 뿐입니다.


마지막 전투(the final battle)가 끝났지만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레미제바블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To Be Continued.

2편 : Who am I? 이 곧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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