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살아남기 : 스핀오프
간만에 글을 썼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과 쓰잘데기 없는 잡담을 하다가 "낙수효과"에 대해서 글을 써보라는 쉰소리에 "난 경제학자도 아닌데, 무슨 낙수효과냐"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쓴 글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그래 이왕에 할 바에는 저질러 보는 편이 좋겠다라고 맘 먹고, 드디어 "직장에서 살아남기 : 스핀오프"을 써볼까 합니다. 전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 중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 말보다 "Connecting Dots"라는 표현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어제는 각자의 별개의 사건(Dots)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직장에서 살아남기라는 글을 쓰는 행위(Connecting)로 이어집니다. 낙수효과에 대해 글을 써보라는 지인의 농담과 직장에서 살아남기를 써볼까 하는 나 스스로의 치기어린 장난이 연결되어 이 글이 시작됩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쓰여지지 않은 명문 100편보다 이미 쓴 졸작 1편이 더 낫다고 합니다. 글을 못 쓰는 사람들이 자기 위안으로 한 말로 저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시작해봅니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 스핀오프" : 행복의 낙수효과를 아십니까?
제목 : 행복의 낙수효과를 아십니까?
직장인 14년차로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 "어느 직장인의 세상만사" 시리즈를 여러 편 쓰기도 했다. 지금봐도 낯 간지러울 정도로 쎈티한 글도 있고, 촌빨 날리는 글도 더러 있다. 유명한 연예인이 데뷔 초에 어색한 몸짓, 굳은 얼굴 그리고 촌티나는 헤어스타일로 인터뷰하는 과거 영상을 볼 때와 느꼈을 민망함을 나도 느끼고 있다.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이렇게 외치고 싶다. 9살, 7살 아이들의 즐겨보는 책 시리즈가 있다. 일명 살아남기 시리즈이다. 태풍에서 살아남기, 히말라야에서 살아남기, 초원에서 살아남기, 지진에서 살아남기, 인공지능에서 살아남기 등 우리 집에면 10권 남짓 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재난, 환경, 여행과 같은 변화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남아야 하는지 접할 수 있게 만든 만화형태의 유익한 책이다.
그런데, 지진에서 살아남기라는 책 자저에 "문정후"라는 낯익은 인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대학교 즐겨보던 "용비불패"의 작자가 세월이 지나 "지진에서 살아남기"라는 작가로 활약하고 있었다. 문정후 작가 입장에서는 "만화가로서 살아남기" 과정에서 선택한 작품세계를 보며 한 편으로 뿌듯했다. 내가 젊은 날에 본 만화가를 내 아이도 다른 만화책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감동이었다. 어쩌면 용비라는 인물이 무림고수들과 싸워서 살아남은 과정을 끝내고, 지진, 방사능, 환경오염, 히말라야, 인공지능, 시베리아와 같은 지구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살아 있는지도 모른다.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경제학 용어 중에서 낙수효과란 말이 있다. 신자본주의 경제학자들이 부자감세론을 내세우면 만든 이론이다.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 줄어든 세금으로 돈을 더 쓰게 되고, 그 돈이 위에서 떨어지는 물(낙수)되어, 중산층, 저소득층 소득이 증대될 것이라는 얘기이다. 세계 경제학자들 중에 상당수는 낙수효과를 뒷받침할 어떠한 증거나 현상을 발견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그렇게 똑똑한 경제학자들의 논의와는 별개로 나는 개인적으로 낙수효과의 경제적 효능을 그닥 신뢰하지 않는다. 돈 많은 사람들은 세금을 좀 덜 낸다고 해서 그 돈을 소비에 쓰지 않는다. 오히려, 덜 낸 세금으로 더 많이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그 투자는 불황기에 저평가 받는 주식, 부동산 매입으로 이어져, 더 부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시절, 경제학 강의는 하나도 듣지 않고 공대 졸업하고 나온 공돌이가 책 몇 권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쉬운 주제는 아닐 터이다. 하지만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낙수효과보다 직장에서의 낙수효과는 어느 정도 효용성이 있어 보인다. 대개의 경우 회사는 효율적인 조직관리를 위해서 보통의 경우 관료체계를 따른다. 회장 - 부회장 - 사장 - 부사장 - 전무 - 상무 - 부장 - 차장 - 과장 - 대리 - 사원 식으로 말이다. 조직의 계단 또는 피라미드가 더 촘촘한 경우도 있고, 더 간결한 경우도 있을 순 있지만 대략적인 얼개는 비슷하다. 회사의 조직도는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소득의 구조와 비슷하다.
회사에서는 행복의 낙수효과는 그 유효성이 성립된다. 팀원들의 삶은 팀장의 컨디션, 기분, 마음 상태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부장님의 삶이 행복하고, 긍정적이고, 활기가 넘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있다면, 부장 이하의 직원들의 삶은 부장의 삶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부장님이 아침부터 상무님 방에 들어가셔서 깨져서 나온다면, 그 날 일정은 불 보듯 뻔하다. 조직의 계단에 올라갈 수 록, 내 마음의 상태가 계단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부장님이 1년 365일 인상 쓰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살아가면, 그 조직도 점점 활기를 잃어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게 된다.
행복의 낙수효과를 공학적으로 비유하자면 장(Field) 이론으로 얘기할 수 있다. 자석을 바닥 위에 두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바닥에 쇳가루를 뿌려보면, 자석이 자기장(Magnetic Field)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한 사람의 마음상태가 다른 사람의 마음상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집에서 엄마가 기분 상해 있거나, 화가 난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면 애들은 얼른 눈치를 챈다. 엄마 마음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평소에 치우지 않던 책을 정리하고 떠들지 않고 조심 조심 행동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마의 감정의 장(Emotional Field)에 아이들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제 슬슬 마무리 할 시점이다. 직장에서 살아남기란 사실 어렵다. 살아남는다는 표현이 영어로 표현하자면 Deperate(절박하게) 들린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 많은 직장인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절박하게(Deperately lived)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절박하고 각박한 직장의 삶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이 행복해야 한다." 회장에서 사원까지 행복해야 한다. 돈 버는 일이 괴롭기도 하다. 남의 주머니에서 돈 빼오는 일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좀 더 길게, 좀 더 폭 넓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행복의 낙수효과"를 믿어보는게 어떨까?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아둥바둥 버티기도 하고 득달같이 살아보지만, 한 밤 중에 별보며 퇴근해서 소파에서 잠자는 삶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키워가야 한다.
나 또한 내가 행복하여서, 나와 함께 근무하는 사람에게 행복의 낙수효과를 증명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비록 내가 고소득자가 아니어서 소비를 통해서 저소득자의 소득을 이끌어내는 경제의 낙수효과를 증명하지는 못해도, 행복의 낙수효과는 그나마 가능한 도전이다. 행복의 낙수효과를 아십니까? 난 행복의 낙수효과를 믿고, 그걸 실천하고 증명하는 직장인이 되고 싶다. 그게 내가 직장에서 살아남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 방법은 남들보다 더 빨리 진급하고, 승진하여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방법이 아닌, 지금 이 순간 내가 직장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자 방법이다. 당신은 행복의 낙수효과를 믿습니까? 이 질문은 대답해야 하는 게 아니라 실천해야 하는 명제이다.
P.S 직장에서 살아남기는 시리즈 형식보다는 간간히 떠오르는 생각들을 단편 형식으로 쓸 예정입니다. 간혹 먹는 인도 음식처럼 스파이스 하게 색다르게 선 보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