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 특급열차 : 런던에서 부산까지 달려라

눈감으면 - Half-Closed Eyes and Smile

by 정윤식

오리엔탈 특급열차는 런던에서 이스탄불까지 달렸습니다. 20세기 초반, 유럽이 1,2세계대전 포화로 뒤덥히기 전에 소위 유럽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이 꼭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바로 오리엔탈 특급열차였다. 산업혁명의 시발국가였던 United Kindom인 영국 런던에서,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가 웅장히 서 있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까지 화려한 오리엔탈 특급열차가 24시간 밤낮을 달렸다. 오리엔탈 특급열차은 수 많은 사람들의 소망을 담아서 달렸다. 오리엔탈 쇼커스는 런던에서 이스탄불을 넘어 이제 부산까지 달린다.


출발역은 "눈감으면"이다. 오리엔탈 특급열차는 마호가니 가구로 만든 침대가 있어, 여느 야간열차처럼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에 저녁 어스럼 즈음에 출발할 예정이다. '어둠이 서서히 내려올수록, 그 속에 너 하나 뚜렷해질 때, 너의 향기 진해져가는, 너의 온기 꺼지지 않는, 아 손에 닿을 듯' 이제 기적소리를 내며 거대한 기차바퀴가 미끄러지듯이 출발한다. 사랑하는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번 오리엔탈 특급열차에 동행하지 않았다. 출발역에서 그 사람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눈감으면 니가 있다. 하지만 눈을 뜨면 니가 없다. 오늘 밤은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본다. 꿈속에서 니가 나타나 내 꿈에 들어와 있다. 꿈에서 만난 그대에게 말을 건넨다. '가까이와 좀 더 가까이, 너를 잡을 수 있게'


두번째 정착역은 "Rosy-Cheeked"이다. 밤새 유럽 여러나라 국경을 지나온 듯하다. 아침에 눈을 떠 가볍게 샤워를 했다. 역시 럭셔리한 호화열차에는 샤워룸까지 구비되어있다. 침대칸에서 이동해서 간단하게 Continetal Breakfast로 요기를 한다. 아침식사를 하고 침대칸으로 돌아왔다. 이제 곧 꿈에서나 그리던 그 사람이 "Rosy-Cheecked"역에서 합류를 한다. 서로 바쁜 일상 가운데 살고 있어 출발역부터 함께하지 못했지만, 중간라도 함께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사르르 녹는 봄바람이 내게 불어온다.' 열차 플랫폼 사이로 '고래를 돌려보니 woo 너의 모습이' 보였다. '눈 앞에 보이는 you 사랑스러워'

유럽 대륙은 어느 듯 봄이 내려앉아있다. 어쩌면 그 사람 때문에 '따스함이 느껴지는 음 봄바람같이' 느껴지기 때문일지 모른다. 내 눈에 드디어 나타난

'그대 내게만 보여주는 보여주는 미소를 지을 때'면 '사랑스러운 얼굴을 어루만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난 그 사람에게 말한다. 'I wanna kiss you on the cheek.' 그러자 그 사람의 볼이 장미빛으로 되었다. "Rosy-Cheecked"역에서 드디어 그 사람을 만났다.


이제 세번째 역에 "Half-Closed Eyes and Smile" 도착한다. 오랜 만에 만난 그 사람과 즐거운 점심식사도 하고, 열차 제일 뒤 칸으로 가서 길게 뻗어 나 있는 기차레일을 함께 보았다. 한참을 멀어져가는 기차길을 보다, 두 손을 잡고 열차를 가로질러 맨 앞칸으로 갔다. 천장이 뻥뚤려 있고, 차창도 열려 있는 앞 칸에서 우리가 함께 그려갈 미래를 얘기했다. 열차는 다음 역에 내려 한 나절 정도 차량정비를 하고,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시내 구경을 한다. 시내 한 복판 언덕에서는 오래된 르네상스 풍의 교회가 있다. 길게 뻗은 계단을 올랐다. '한걸음 올라서면 보여 더욱 자란 너의 속눈썹, 한걸음 더오르면 보여 우리걸어 왔던 발자국' 한걸음을 더 오르는 그 사람과 함께하는 이시간이 설레인다. 또 한번 오르니 너의 모습도 보인다. 그 사람과 계단에 털썩 앉아 따사로운 지중해 햇빛을 느꼈다. 그리고 눈을 반쯤 감고 있으니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 해가 뉘엇뉘엇 서산으로 넘어간다. "Half-Closed Eyes and Smile"역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리엔탈 특급열차는 런던에서 이스탄불까지 달렸다. 이제 이스탄불에서 인도와 중국을 거쳐, 유라시아의 마지막 종착역인 부산까지 이어져 달릴 날을 꿈꾸고 있다. 오리엔탈 쇼커스는 아직도 가야할 역들이 많이 남아 있다. "눈감으면"역 - "Rosy-Cheeked"역 - "Half-Closed Eyes and Smile"역을 지나왔다. 앞으로 또 어떤 역을 만나게 될 지 기대된다. 오리엔탈 쇼커스는 지금까지 보여준 음악도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지만 앞으로도 들려줄 음악이 훨씬 더 기대되고 훨씬 더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들 것이다. 이제 고작 세번째 역에 도착했을 뿐이다. 오리엔탈 특급열차가 런던에서 이스탄불로 이어져서 부산까지 이어질 날을 기대하듯이, 오리엔탈 쇼커스 음악도 언젠가 부산까지 이어지고 일본 삿뽀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오리엔탈 쇼커스가 언제가 "넓은 지평선 가장 빛나는 별"이 되길 기대한다.


P.S 이 글을 하동에서 물놀이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내 친구 진호에게 바칩니다. 진호야, 너무 빨리 역에서 내렸구나. 언제가 나도 종착역에 내릴테니 그 때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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