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 방황하는 천사들, 하늘의 별에 닿다.
우리가 LA(엘에이)라고 읽고 로스엔젤러스라고 얘기하는 도시를 정확하게 부르면 “로스 엔젤러스”가 된다. 우리 말에는 정관사 The에 해당하는 말이 특별히 없지만, 스페인어는 Los가 영어로 치면 The에 해당하는 관사이고, Angeles는 천사들 쯤 된다. 그래서 정확하게 부른다면 “로스엔젤러스”가 아니라 “로스 엔젤러스”쯤 된다. 라라랜드는 꿈을 찾아 방황하는 천사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고, 이룰려고 노력하는 수많은 천사들(Los Angeles)이 하늘의 별에 닿는 이야기이다.
라라랜드에서 나만의 숨겨진 최고의 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미아가 엄마와 통화하는 내용을 듣게 되는 세바스찬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엄마는 미아에게 새로운 남자친구가 고정적인 수입을 얻는 사람이냐고 물어본다. 참 울컥했다. 고정적인 수입이라 함은 안정적인 정규직 생활이 아니었던가? 방황하는 천사였던 세바스찬은 자신의 꿈을 쫓아서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치는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고정적인 수입원을 얻기 위해서 본인의 원하는 음악이 아닌, 대중적인 음악밴드 활동으로 마침내 “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전화 통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감독은 의도적으로 세바스찬의 표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감독은 세바스찬이 살고 있는 집 천장을 비춰준다. 얼룩져 있는 천장을 한동안 화면으로 비춰주고, 미아와 엄마의 통화는 계속 이어간다. 감독은 세바스찬의 시선을 카메라에 담아 얼룩져 있는 하얀 천장을 보여주면서,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내 “꿈”은 잠시 접어두자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여자친구의 바램을 이루기 위해서 세바스찬은 꿈과 현실에서 방황하는 천사에서 대중의 환호를 받는 스타가 되기로 한다.
영화에서는 상징적인 천장이 3개 등장한다. 세바스찬의 허름한 집의 얼룩진 천장,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형상화한 천체박물관 천장,마지막으로 진짜 별빛이 쏟아지는 하늘의 천장이다. 3가지 공간은 로스 엔젤러스에 살고 있는 방황하는 천사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시골에서 상경해서 살고 있는 촌뜨기 뮤지션, 연기지망생이 얼룩진 천장아래 집에서 살아간다. 피아노 앞에서 서로 웃어대며 노래를 부른다. 꿈 많고, 그 꿈을 먹고 살아도 행복했던 그 시절을 보여준다. 낮은 얼룩진 천장 보다 훨씬 높이 천장을 가진 천체박물관에서 두 사람은 함께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마지막으로 인공적인 천장이 아닌, 하늘의 천장 아래 두 사람은 한 때는 함께, 결국은 따로 City of Stars를 부르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인생이 대단한 듯 보여도, 우리는 각자의 천장 아래 살아간다. 싸구려 천장 도배지 아래에 형광등이 비치는 원룸에서, 또는 인생의 무대를 넓혀 휘황찬 상들리에가 걸려 있는 예술의 전당에서, 마지막으로 함께일 수도 있고, 또는 각자의 삶을 사며,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아간다. 얼룩진 하얀 천장을 바라보며, 세바스찬이 느꼈던 그 감정이 전해온다. 함께 노래 부르고, 꿈을 이야기 하고, 또한 상대방의 꿈을 응원하는 삶이라면 얼룩진 천장 아래라도 행복했다. 그렇게 수많은 천사들이 살고 있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뉴욕, 도쿄, 로스 엔젤러스에서 방황하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을 찾아 하늘에 닿는다.
이제 정말 Farewell, La La Land.. 오늘도 나 또한 하늘에 닿아본다. 얼룩진 천장 아래, 천체 박물관 천장 아래 그리고 진짜 하늘 아래서 꿈을 찾아 방황한다. 그리고 끝없이 하늘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