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한 입학식의 기억 : 동감
1. 1983년 3월 어느 날 입학식
1983년 3월 어느 날, 아주 자그마한 남자아이가 대평국민학교에 입학을 했다. 딴에는 남들과 비슷하게 보일 양으로 멀쑥하게 차려 입고 학교 운동장에 맨 앞자리에 섰다. 3~4년은 더 입을 요량으로 큰 옷을 입은 탓에 더 왜소하게 보였다. 1학년 5반, 1976년생 용띠 정윤식이라는 남자아이다. 1학년 5반에서 가장 작은 남자아이였다. 키 큰 남자아이부터 번호를 매겨서 제일 작은 그 아이는 남자번호 끝자리인 28번을 받았다. 1983년 3월 어느날, 1학년 5반 28번 정윤식은 국민학생 1학년이 되었다. 교실 밖에서 엄마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자그만한 아이가 학교생활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하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기만을 기도했다.
그 아이는 엄마가 뒤에서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다. 아빠는 바쁘셔서 아침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오시지만, 그래도 엄마는 입학식에 2살 터울 남동생을 데리고 함께 와주었다. 입학식 후에는 근처 중국집에서 짜장면 곱배기를 원없이 먹을 수 있게 된다. 동네 친구들 중에서 유일하게 유치원을 못 다닌 그 아이는 학교생활이 마냥 기대된다. 이제 더이상 친구들이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서 놀지 않아도 된다. 1983년 3월, 그 빛나던 입학식에 그 아이는 행복했다. 나를 뒤에서 지켜봐주는 엄마의 시선과 엄마와 동생과 함께 맛있게 먹었던 짜장면 곱배기 만으로도 그 날만은 세상을 다 가진 날이다.
2. 2018년 3월 2일 입학식
2018년 3월 2일, 아주 작은 여자아이가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평소에도 공주님 패션을 좋아하던 민예는 빤짝이는 구두를 신고, 딱 맞춰입은 교복을 입고, 학교 강당에 앉아 있다. 1학년 5반, 2011년생 토끼띠 정민예라는 여자아이다. 1학년 5반에서 두번째 정도 작은 여자아이다. 남녀 구분없이 이름 순으로 매긴 번호여서 28번이다. 2018년 3월 2일, 1학년 5반 정민예는 초등학생 1학년이 되었다. 교실 안에는 엄마와 아빠가 나를 보고 있었고, 교실 밖에는 부산에서 축하하러 온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계셨다. 그 자그만한 아이가 까불지 않고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지낼 수 있었으면 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기만을 기원한다.
그 아이는 엄마와 아빠 둘다 와주어서 너무 기뻤다. 아빠가 회사생활에 바쁘지만 입학식만은 꼭 온다고 했다. 아빠는 어린 시절 입학식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말해주었다. 엄마와 동생과 먹었던 짜장면 얘기도 들려주었다. 오빠는 3학년이라서 학교에서 급식을 먹어서 총 5명이서 근처 한정식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니 3학년 오빠가 왔다. 아빠는 오후 2시까지 회사에 들어가야 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나선 김에 부산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아빠가 퇴근하시면 내가 좋아하는 딸기 케이크에 초를 붙이고 축하 파티를 할 계획이다.
3. 1983년 입학생이 2018년 입학생에게
나를 쏙 빼닮은 딸아이의 입학식에 다녀왔다. 1983년 입학생이 2018년 입학생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날 먹었던 짜장면이 그토록 맛있던 건, 엄마와 동생이 내 입학식에 와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오늘 밤에 딸아이가 좋아하는 딸기 케이크에 초를 붙이고 “입학 축하합니다.”라고 노래를 부른다. 1983년 3월 그해 토끼띠 엄마의 손을 잡고 간 용띠 아이가 43살이 되었다. 2018년 3월 2일, 토끼띠 딸의 손을 꼭 붙잡은 용띠 아빠는 행복하다. 오늘이 있어 감사하고, 어제가 있어 더욱더 감사하다. 또한 앞으로 함께할 내일이 있기에 행복하다.
P.S 이제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가서 축하파뤠를 해야 합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