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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Aug 04. 2019

오랜만에 글쓰기

본질과 현상 사이에서

정말 오랜 만에 글을 씁니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운전면허증 외에는 국가자격증이 없었는데, 회사 일로 산업안전기사라는 공부도 해보았습니다. 1,2차에 걸쳐서 시험을 치렀는데, 8월 16일에 결과가 나옵니다. 올해로 직장생활 16년 차인데, 제 생애 가장 긴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14박 16일 일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미국 서부를 돌아다녔습니다. 렌트카로 약 5,300킬로를 돌아다녀봤습니다. 정말 말로만 듣던 미국의 “광활함”을 눈으로 보며,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을 몇 시간째 달려보기도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휴가라는 이유로 한동안 글쓰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대단한 작품을 쓰는 것도 아니지만, 한동안 미뤄왔던 소설도 미완성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집안처럼 제 머리 속 글쓰기도 어지럽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정리해야 하는 오랜 짐이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어야 할지 모르는 글들이 수두룩 합니다. 어디선가 읽은 책(미국인의 역사, 폴 존스)에서 “무언가를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 중 최고는 글을 쓰는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도 5월 이후에 멈춘 제 글쓰기의 공백은 “독서”로 대체되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쯤은 꼭 읽어보고 싶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죽음”이라는 소설로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글쓰기와 글읽기의 사이에서 나와 마주친 건 “본질과 현상”이었습니다. 난 얼마나 내 인생의 본질에서 떠나서 살고 있는가? 현상에 표류하며 정처없이 떠돌고 있진 않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나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나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오롯이 14박 16일을 24시간 내내 함께 할 수 있었고 제 인생의 확실한 이유인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시간을 반을 더 돌아보고(1976년 생, 44살) 이제 남은 시간이 더 짧아지고 있습니다. 확실하게 제 인생의 전환점을 지난 걸 몸소 느낍니다.


 이제 본질에서 떠나 현상에 얽매고 있는 삶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희생과 포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이제 말로만, 글로만 생각했던 일들을 손으로, 발로 실현해야 합니다. 오랜만에 글쓰기에 복귀하고, 본질과 현상 사이에서 떠돌고 갈피를 못 찾은 제 영혼에게 한 방 날립니다. 이제 “전반전은 한 참전에 끝났다. 벌써 후반 5분인데 아직도 머뭇거리구나.”  마지막으로 버나드 쇼의 묘비글로 마칩니다.

“내 인생,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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