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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May 31. 2019

기대와 지지(Expectation & Support)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남들에게 받은 과다한 기대로 부담스러운 적이 있습니까? 과도한 기대에 걸맞은 지지를 충분히 받고 있습니까? 저는 초4 아들, 초2 딸을 키우는 아빠이며, 저를 포함해서 총 15명의 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입니다. 저는 사람을 키우고 육성하는 일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기대와 지지에 대한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으로부터 과도한 기대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1남 7녀 중 외아들이고, 저는 아들이 귀한 집안에 장손을 태어났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극진한 사랑과 관심을 받는 동시에 7명의 고모들에게 “정씨 집안 장손”은 이래야 한다는 기대감 속에서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다음에 제 남동생이 다행히 2살 터울로 태어나면서 저에 대한 기대는 일부 분산되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정씨 집안을 일으킬 장손이라는 집안 중흥의 역사적 사명이라는 타이틀은 저만의  몫이었습니다.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능과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부모님의 지지(Support)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집은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학창 시절 내내 단칸방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책벌레였던 저를 위해 돈이 생길 때마다, 때론 외상으로 방문판매 책 영업사원에게 낱권으로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세계문학전집에서 이빨이 빠진 낱권들은 옆집 친구 상우네, 철희네 집에서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넉넉한 물질적 지원은 받지 못했지만, 어머니는 제가 하는 일에 정신적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학창 시절 동안 부모님께 “제발 공부해라”라는 말을 거의 들어본 적도 없고, 원하는 대학,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항상 제 결정을 존중해주었습니다. 두 분 모두 최종학력이 중졸이라 구체적인 진로 가이드는 언감생심이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저와 제 아내는 두 자녀를 키우면서 우리가 너무 많이 알고 있고, 우리가 겪어온 고도의 경쟁환경에서 살아남는 법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건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저같이 운이 좋게 기대와 지지를 듬뿍 받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났지만, 할머니 집안 내력인 우수한 머리 2할과 넘치는 기대, 그에 걸맞은 정신적 지지 8할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운칠기삼이라고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운팔기이 정도 됩니다. 제가 인생을 살면서 만나본 매우 유능한 사람들의 상당수는 부모님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명문대학에 입학하고도, 대기업에 취업을 하고서도 늘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춰서 살아가더군요. 학창 시절에는 부모님의 기대의 맞춰 살았고, 회사에 와서는 상사의 기대에 맞춰서 살아가게 됩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기대를 100% 무시하면서 살 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남의 기대에 맞춰서 열심히 살아가고, 나의 기대와 소망은 항상 다음번을 기약한 채 살아갑니다.


 높은 기대 속에 있다면, 더 이상 남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지 마세요. 또한 낮은 기대 속에 있다면, 상대방이 높은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도전해보세요. 또한 높은 지지 속에 있다면 상대방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낮은 지지 속에 있다면 나를 지지해줄 사람을 찾아보세요. 당신은 기대와 지지 속에서 성장합니다. 당신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를 하며 지지를 보낼 수 도 있습니다. 저는 초4 아들, 초2 딸에게 기대와 지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대와 지지라는 두 균형 속에서 살아갈 때, 그 어떤 자리에 있던지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기대와 지지를 받는 객체가 될 수 도 있지만, 기대와 지지를 보낼 수 있는 주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대와 지지의 두 균현 속에서 객체로, 주체로 살아가는 당신은 선택해야 하고 항상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스텔라 명대사로 마칩니다.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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