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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Oct 30. 2019

어바웃 회사 3-1편

평균과 표준편차로 만나는 특별

 최근에 영화 3편을 보았는데 이번 주제와 관련해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원더, 조커, 로켓맨을 시간의 간격 두고 봤는데 평소에 생각하는 주제를 관통하고 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3편의 영화를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지만, 밀려 있는 숙제가 너무 많아서 여기서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세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특별한 사람이다. 원더의 주인공은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수십 번의 수술 끝에 다른 아이들과 다른 특별한 외모를 가지게 되고, 오랜 홈스쿨링 이후 학교에 가면서 겪게 되는 일을 영화로 보여준다. 조커는 선천적으로 웃음을 참지 못하는 병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어릴 적 엄마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자라왔다. 그리고 특별한 질병과 특별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용인되지 못하고 배척당하면서 내면의 악이 발현되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이다. 사실 조커가 내면의 악을 발현했다기보다는 이 사회의 악이 조커에 봉인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닌자 마을에 구미호가 나타나자 구미호를 어린아이 나루토에게 봉인해버린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실 조커에게 나타난 악은 조커라는 한 개인에게 겪는 현상이 아니라, 평범하다고 믿는 우리 모두의 악이 단지 세상에서 가장 깨져버리기 쉬운 존재에게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사회와 조직의 문제는 가장 면역이 약한 고리에서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로켓맨은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레지 드와이트(엘튼 존)가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엘튼 존이 되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으로 칭송을 받지만, 동성애자 또는 게이라는 특별한 자신의 존재는 인정받지 못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고 자신을 이용하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 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이 세 영화의 공통점은 특별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먼저 특별하다는 말을 수학적으로 풀어보고 싶다. 특별하다는 말은 그 자체로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특별하다는 것은 다른 무엇인가와의 비교를 통해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대한민국 20대 남자의 평균 키는 173cm쯤 된다. 모든 남자들의 로망인 180이 넘는 사람은 대략 10% 이내이다. 예를 들어 1990년대생 남자를 모두 한 줄로 쭉 세워놓으면 173cm가 젤 많고 150 이하나 185 이상은 1~2%로 매우 적다. 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며, 고등학교 때 우리를 괴롭힌 정규분포 또는 가우스 분포 형태를 보인다. 그래서 185 이상 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된다. 신기하게도, 인간이나 동물이나 대부분의 집단은 정규분포를 보인다는 점이다.


 정규분포를 보면 평균과 표준편차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20대의 키를 살펴보면, 평균이 173이고 표준편차가 5이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대한민국 남자들의 68.3%는 168 (173-5) ~ 178 (173+5)에 속한다. 즉 대한민국 20대 남자들의 68.3%가 168 이상에서 178 이하란 말이다. 우리가 말하는 평범하다는 68.3%가 여기에 속한다. 즉 평균값을 중심으로 표준편차의 간격으로 벌어져 있는 집단이 수학적으로 평범하다고 표현하는 셈이다. 그러면 좀 특별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표준편차의 2배의 바깥에 있는 사람이다. 이를 2시그마 수준이라고 한다. 키로 얘기하자면 163 이하 (173 - 2*5) 이거나 183이상(173 - 2*5) 되는 사람들이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대략 5% 이내에 드는 사람이다. 이를 더 넓혀서 3시그마 수준까지 확장하면 158이하 또는 188이상 되는 사람이 1% 이내에 드는 사람인 셈이다.


 특별하다는 건, 평균적인 사람이 있어야 하고, 집단을 정의하는 표준편차(얼마나 분포가 뾰족한지 아니면 넓게 펴졌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특별하다고 선망하는 건 오른쪽 끝(183cm 이상)이고, 우리가 특이하다고 무시하는 건 왼쪽 끝(163cm 이하)의 세계이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본다면 대다수의 사람은 1시그마 이내인 68.3%에 살아간다. 우리는 오른쪽 끝을 부자라고 칭하고, 왼쪽 끝을 가난뱅이라고 말한다. 또한 왼쪽 끝에는 조커나 원더의 주인공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다. 엘튼 존처럼 음악적 재능은 오른쪽 끝인 반면에 성적 정체성은 왼쪽 끝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특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의해서 평가를 받는다. 3-2편에서는 우리가 평균과 특별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서 조직문화 차원에서 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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