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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Nov 06. 2019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1

요한계시록 9장, Rev 9

 어제 직장동료들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봤다. 나를 포함한 40~50대는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터미네이터 1,2편에 대한 로망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20~30대는 아놀드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활동하던 걸 더 많이 보던 사람들이었다. 2시간 동안 달리고, 쫓고 쫓기고 그야말로 액션 영화의 기본 공식에 충실한 영화였다. 항상 이런 영화는 관객의 평가와 평론가의 평가가 다르기 마련이다. 평론가는 뭔가 있어 보여야 멋진 영화라 생각하고, 관객은 영화를 오락 즉 엔터테인먼트 요소만을 원할 수 도 있다. 나도 젊은 시절 어려운 영화도 꽤 봐왔지만, 나이가 드니 세상사는 것도 복잡한데 굳이 영화나 드라마까지 복잡하게 보고 싶지 않아서인지 무겁지 않은 주제를 가진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영화는 2시간 동안 신나게 보고 나서,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머릿속에 터미네이트 다크 페이트에 대한 영화 감상평이 떠올랐다. 아무 생각 없이 본 영화였는데, 아무 생각이나 쏟아놓는 경우가 되었다. 우선 영화에 나오는 막강 터미네이터 Rev 9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난 처음에 그 터미네이터가 왜 Rev 9 인지 물음표가 떠올랐다. 보통 공산품이나 제품에 네이밍을 할 때 규칙 같은 게 있다. 우선 출시되는 순서대로 이름을 붙인다. 예를 들면 아이폰4,5,6,7,8,X,11 등 이런 식으로 붙인다. 물론 중간에 X가 붙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출시되는 순서대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또 다른 예가 있다. 바로 등급으로 이름을 붙이는 경우이다. BMW 3,5,7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BWM 3 시리즈를 출시 순서대로 구분하게 위해서 3세대, 4세대와 같은 말을 붙인다.


 그럼, Rev 9는 어떤 경우일까? 우선 Rev부터 해석을 해보자. 그전까지 터미네이터 2까지는 네이밍이 T800, T1000이었다. 즉 스카이넷이 지배하는 미래 세계에는 모델명이 T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T는 영화 제목처럼 Terminator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스카이넷이 인류의 멸절을 위해서 만든 로봇 시리즈가 T800, T1000인 것이다. 하지만 T800이 존 코너를 죽이는 장면부터 시작하는 터미네이터 타크 페이트를 보면 미래가 바뀌었다. 그래서 미래를 지배하는 로봇 세계는 스카이넷이 아니라 리전이 된다. 리전의 세계관은 T로 시작하는 네이밍보다는 Rev로 시작되는 로봇이 나오게 된다. 영어로 Rev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Revision이란 말의 축약어이다. 아마도 공대생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보고서를 쓰고 나면 마지막 수정1, 수정2 등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 그럼 Rev 9이란 말은 9세대쯤 되는 로봇이란 말이다. 또 뭐가 있을까? Reverend란 말이다. 즉 신부님 또는 목사님이란 말이다. 현시대가 아닌 미래에 대한 복음을 설파하는 사람이다. Legion(리전 : 군대, 부대라는 뜻)이 지배하는 미래세대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Rev 9인 셈이다. 마지막 Revelation란 말이다. 성경의 마지막이 요한계시록이다. Rev 9이란 말은 요한계시록 9장이란 뜻이다. 즉 요한계시록 9장의 의미를 가지는 로봇이라는 뜻인데, 요한계시록 9장을 펼쳐 들고 난 깜짝 놀랐다.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내가 보니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별 하나가 있는데 그가 무저갱의 열쇠를 받았더라.” 라는 말이 있다. 터미네이터 첫 장면에는 항상 터미네이터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별처럼 등장한다. 전기 스파크를 일으키며 시공간이 왜곡되며 미래로부터 터미네이터가 온다. 아마도 제임스 카메론이 이런 등장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작성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얘기가 남아 있지만, 다음 편에 얘기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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