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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Feb 06. 2016

스핀오프 - 응답하라 1988

부제 : 드라마 속에 밝히지 않은 이야기

어느 직장인의 세상만사 시리즈를 시작해놓고, '응답하라 1988'의 성과장의 비밀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니, 세상만사 시리즈와는 별도로 응팔에 대해서 얘기할 거리가 있어서 이렇게 스핀오프 형식으로 씁니다. 워낙  딴생각하길 좋아하기도 하고, 음악이나 드라마의 숨겨진 이야기는 어떨까 하는 상상을 즐겨하는 편이라 글을 쓴지 채 하루도 되기 전에 글을 올립니다. 


드라마 속 밝히지 않은 이야기 하나 : 왜 덕선이만 이름이 덕선인가?


응팔 1화에 덕선이가 생일날 폭풍 눈물을 흘린다. 맨날 보라언니 생일에 억지로 맞춰서 자기 생일을 치르고, 항상 닭다리는 보라, 노을이 몫이다. 덕선이는 자기 이름만 왜 덕선인지.. 아빠, 엄마에게 따지듯 묻는다. 언니는 보라이고, 동생은 노을인데, 왜 둘째만 덕선일까? 나도 궁금했다. 그래서 그 시대의 문화와 상황을 뒤집어 생각해보았다. 1971년생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인구 수가 제일 많다. 1970년생, 1972년생도  그즈음에 많다. 71년생은 돼지띠여서  그중에서 제일 많다. 베이비 붐 2세대는 1979년생까지 쭉 이어진다. 그 시절 베이비 붐 2세대는 남자들만 돌림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필자의 경우는 나를 포함해서 사촌들 이름은 용식, 원식, 윤식, 인식, 태식, 평식 등으로 식자로 돌림 이름을 썼다. 하지만 여자는 돌림 이름을 쓰지 않았다.


아마도 성보라는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을 것이다. 딸이었으니깐 집안에서 지어준 이름이 아니라, 성동일과 이일화 부부가 이쁜 이름으로 '보라'(1968년생)라고 지었다. 그런데 그 시절엔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심했던 시절이다. 집안 어른들이 꼭 아들 하나는 낳아주길 빌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일화가 임신한 기간 중에 미리 이름을 지어줬을 가능성이 무척이나 크다. 필자의 경우도 남자로 태어나면 '윤식'이라는 이름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아마 집안 어른(할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이 이번에는 꼭 아들을 낳으라고 '덕만'이라는 이름을 미리 지어줬을 것이다. 남자 이름은 '덕'자로 돌림일 가능성이 크다. 덕화, 덕식, 덕만 등 이런 순으로 남자 이름이 정해져 있었을 텐데, 막상 딸이 태어났다. 다들 멘붕 했을 것이다. 이일화는 둘째 딸 낳아놓고 서러워서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여자아이에게 덕만, 덕식, 덕만이란 이름을 지어줄 순 없었을 것이다. 딸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꺼라 딱히 생각해둔 이름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덕자에다 착할 '선'을 붙이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성덕선은 언니 보라와는 다르게 '덕선'이가 되었다.


드라마 속 밝히지 않은 이야기 둘 : 왜 성동일은 한일은행에 다녔을까?

왜 성동일은 하고 많은 은행 중에서 한일은행에 다녔을까? 제일은행,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은행도 많은데 왜 하필 한일은행일까? 성동일은 고등학교 마치고 바로 은행에 입사했다고 한다. 아마도 전라도에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입사했을 것이다. 성동일(1944년 생)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시점이라고 해봐야 1965~1966년 정도 되었을 것이다. 보라가 68년생이니깐  65년쯤에 한일은행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 시절 한일은행은 공기업이었다. 지금이야 은행들이 죄다 민영화되었지만, 그 시절 한일은행은 공기업이다. 성동일은 고등학교 마치고 학벌에 덜 좌우받는 공기업인 한일은행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1997년 IMF 사태가 생기고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서 '한빛은행'이 된다. '한빛'하니깐 생각나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보라'와 '노을'이다. 두 사람은 모두 빛과 관련된 이름이다. 보라는 가시광선 중에서 자외선 바로 전에 있는 빛의 파장이 가장 짧은 색이다. 그래서 성보라는 파장이 가장 짧아서 인지 가장 성질이 더럽다. 또한 보라색은 옛적부터 중국 '천자'의 색이다. 성보라는 '귀'하게 될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성보라는 사법고시에 붙고 '법조인'이 된다. 아마도 본인 성격에 따라서 검사가 되었을 것 같다. 또 '노을'은 빛이 먼지에 산란해서 아침저녁에 생기는 빛의 향연이다. '보라'와 '노을'을 만든 한'빛'인 셈이다. 근데 웃긴 건 성동일 가족들이 사는 곳은 반지하이다. 한빛은행이 된 한일은행에 다니고 '보라'와 '노을'이 있음에도 동일이네 식구들은 빚 때문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반지하에 산다. 참 아이러니다. 


근데 왜 노을은 덕화, 덕식, 덕만이 아니고 '노을'일까? 아마도 덕선이(1971년)와 노을이(1972년)가 태어난 두 해 사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지 않았을까? 집안에 남자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남자애가 태어놔도 작명을 강요하는 사람도 없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노을이는 집안 어르신의 간섭을 받지 않고 성동일, 이일화 부부가 이름을 짓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드라마 속 밝히지 않은 이야기 셋 : 왜 김성균은 금성대리점 사장일까?

응답하라 시리즈는 부모님 배역을 받은 사람들은 실명을 쓴다. 응팔 시리즈도 예외가 아니다. 성동일, 이일화, 김성균, 라미란, 최무성, 김선영, 류재명 까지 부모님 역은 모두 실명을 쓴다. 응사와 응팔에 나온 김성균은 왜 삼성, 대우대리점이 아니고 왜 하필 금성대리점을 하게 된 것일까? 그건 바로 '김'성균이기 때문이다. 김성균이 연기하는 김성균은 무척 장난기 많다. 꼭 유행어를 따라 해야 하고 '성사장, 반갑구먼' 이렇게 외쳐야 한다. 큰 아들 정봉이가 복권에 당첨되고 무엇을 할까 밤새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업종으로는 전자대리점을 선택했다. 그런데 삼성, 금성, 대우 중에서 뭘 할까 밤새 고민하다가 자신의 성이 '김'씨 인 것을 깨닫는다.  이때 무릎을 쳤을 것이다. 김이 금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근데 사랑스러운 치타 여사의 성이 무엇인고 하니 '라'(찬란할 라, 빛날 라)씨이다. '라'씨 중에 금성 라씨라고 있다. 전라남도 나씨라고 한다. 김성균은 사랑하는 아내 '라'미란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성인 '김'이 '금'이 되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을 것이다. 그리고 라미란 여사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고, 삼성, 금성, 대우 중에서 '금성'전자 대리점 사장이 된다. 역시나 애처가 김성균 답다. 금성 라씨인 라미란을 위해 멋지게 '금성'전자 사장이 된다.


이외 드라마 속 밝히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스터 에그처럼 독자들도 찾아보길 바란다. 쓸데없는 상상이라도 상관없고 꿈보다 해몽이라고 해도 괜찮다. 그냥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은가.. 난 오늘 김성균이 밤새 고민하고 금성전자를 선택했을 그 순간을 상상하며, 혼자 웃음 지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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